라운지 개설·프리미엄 좌석제 도입 등···충성고객 수요 공략
"가격 경쟁 넘어 FSC 전략 답습 중···서비스 질적 경쟁 예상"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단골'을 만들기 위해 차별화 마케팅에 나섰다. 대형항공사(FSC)의 전유물이었던 공항 라운지를 개설하고 충성고객을 우대하는 마일리지 제도를 확대하며 그간 추구했던 '가성비'를 넘어 서비스 '고급화'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내달 신규 LCC 출범 등 시장 경쟁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비스의 질적 성장은 업계가 안고 갈 장기적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6월 인천국제공항에 전용 라운지를 개설, 유료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3번째, 국내 LCC 중에선 최초로 인천공항에 라운지를 개설한다. 앞서 김해국제공항에선 LCC 최초로 에어부산이 지난해 9월부터 65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개설하고 운영을 시작한 바 있다.

그간 대형 항공사의 전유물로 여겨진 라운지 서비스에 LCC의 진입은 다소 이례적 사업 행보다. 공항 라운지는 주로 대형사 퍼스트‧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이 이용하는 휴게 공간인데, 200석 이내 중소형기를 주로 운영하는 LCC에겐 ‘일등석’의 개념이 희미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공항 라운지 사업은 타사와 차별되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수익성 보다는 충성고객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올 4분기 새롭게 도입하는 ‘뉴 클래스’ 좌석 제도와 공항 라운지 이용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뉴 클래스는 기존 기단의 189석 좌석 배치를 174석으로 줄여, 좌석 간격을 10인치가량 늘린 12석, 기존 이코노미 클래스 162석으로 운용되는 좌석 제도다.

LCC의 충성고객 모집 전략은 운임 경쟁이 과열되면서 ‘비가격’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셈법에 기인한다.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과거 LCC는 저원가‧서비스 최소화의 영업 방식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시행했지만, 운임 경쟁이 심화하면서 차별화‧고급화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LCC가 대형사의 마일리지를 차용한 ‘포인트’ 제도를 점차 강화하는 모습도 이와 상통한다. 단골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마일리지는 대표적인 충성고객 우대 서비스다. 아직까진 국적 LCC 중에선 유일하게 제주항공‧진에어가 리프레시 포인트, 나비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사들이 운항거리마다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것과 달리, 노선 운임 별 포인트를 부여한다.

다만 LCC업계는 서비스 고급화를 위해 그간 구축해 온 ‘가성비’ 이미지를 넘어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성수기, 비수기를 구분하지 않고 특가 할인 상품을 쏟아내면서 저렴한 항공 운임은 LCC 업계 전반의 이미지로 굳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경쟁이 가속되면서 LCC의 고급화 전략이 보다 확산될 것으로 관측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 업계가 가격정책으로만 고객을 유인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기존 FSC의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고 본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선택하는 의사체계가 복잡해지면서 가격 하나만이 아니라 편의성, 부가 서비스에 대해 민감해지는 추세”라며 “내달 신규 항공사가 선정될 경우 서비스의 질적 경쟁은 더 가열될 것으로 본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향후 고객 충성도를 제고하는 마일리지, 인센티브를 늘리는 정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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