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비비고·고메 등 HMR 브랜드 앞세워 中 시장 공략
대표작인 비비고 만두는 2012년 중국 첫 진출··· 중국 냉동만두 시장서 6%대 점유율 기록중
그룹의 강한 글로벌 진출 의지 엿보여
CJ제일제당이 비비고와 고메 등 HMR(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냉동식품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비비고 만두’에 이외에도 한식, 양식 반찬 등 조리냉동 제품으로 중국 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국내 유통사들이 줄줄이 중국 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이는 보기 드문 케이스다.
회사가 중국에 내놓는 제품은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등이다. "중국 식품 소비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바링허우(80后, 80년대생)와 주링허우(90后, 90년대생)의 해외 경험 확대로 글로벌 메뉴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며 "최근 도시화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편의형 제품 소비 경향이 짙어지며 조리냉동 제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중국 진출 이유다.
이들 신제품들은 중국 현지에서 만들어진다. CJ제일제당은 중국 내 2곳의 공장을 갖고 있다. 요성 공장과 광저우 공장이다. 이번에 제품 라인업을 늘리면서 요성 공장에 100억원 규모의 조리냉동 설비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그간 CJ제일제당은 요성공장과 광저우 공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왔다. 회사가 미트볼, 떡갈비 등 간편식 제품을 중국에 내놓기 이전부터 이미 만두가 판매되고 있었다. 만두 소비량이 많은 중국은 비비고 만두가 주력인 CJ제일제당에 중요한 시장이다. 전체 비비고 만두 매출의 7.8%가 중국에서 나온다. 비비고 만두의 지난해 국내외 전체 매출은 6400억원 규모였다. 이 중 국내가 2950억원, 글로벌이 3420억원으로 글로벌 매출 비중(53.7%)이 처음으로 국내 매출 비중을 넘어선 해이기도 했다. 비비고 만두가 가장 많이 팔리는 해외 시장은 미국(2400억원)이고, 2위가 중국(500억원)이었다.
중국에 출시한 비비고 만두 종류만해도 다양하다. 우리가 눈치껏 대형마트 매대에서 훑어봤던 비비고 왕교자, 왕만두, 김치왕교자, 새우왕교자, 매운왕교자, 한섬만두, 찐만두, 감자만두, 수교자, 군만두가 다가 아니다. '중국판'에는 옥수수나 오이가 들어가기도 한다. 우리에게 낯설지만, 중국인에게는 친숙한 재료로 현지화한 제품이다.
중국 판매 만두 제품은 '비비고 생야채돼지고기 왕교자,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 비비고 삼선 왕교자, 비비고 김치 왕교자, 비비고 생야채돼지고기 왕수교, 비비고 옥수수 왕수교, 비비고 배추 왕수교, 비비고 생야채돼지고기 물만두, 비비고 오이 물만두, 비비고 전통 군만두, 비비고 잡채 군만두, 비비고 불고기 군만두, 비비고 김치 군만두, 비비고 전통 복만두, 비비고 불고기 복만두, 비비고 김치 복만두' 등이다.
글로벌 만두 시장의 상위 업체는 완차이페리(중국), 삼전(일본), 스니엔(중국) 등 외국회사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자국 만두 브랜드의 선호가 높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2012년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했다. 출시 초반에는 비싼 가격과 낯선 브랜드 등으로 소비자 공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주력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생산하며 매출 70억원을 기록했고, 이후 △2016년 230억원 △2017년 300억원 △2018년 500억원 등 계속해서 매출이 오르고 있다.
비비고 만두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유추해볼 순 있다. 중국 전체 냉동시장 규모가 2조원이고, 그 중 40%가 만두에서 나온다. 냉동만두 시장 규모만 8000억원대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00억원 매출을 올린 비비고 만두의 중국 내 냉동만두 시장 비중은 6.2%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미트볼, 떡갈비까지 진출시키며 파이를 더욱 키우겠다는 게 CJ제일제당의 계획인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인수를 마쳤다. 28일 미국 식품첨가물제조업체 프리노바 인수 검토 관련 보도도 나왔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진출 야심이 자주 비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