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 중 두 번째 큰 의약품 시장···한국의 의약품 수출 3위 국가
유한, 살충제 허가 절차 진행···삼일, 점안제 제조 공장 건립 중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의약품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베트남에 유한양행과 삼일제약이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6년 기준 약 52억달러로 추산된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다.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11%씩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의 지속적인 인구 증가 추세와 건강에 대한 현지인들의 인식 변화가 성장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신풍제약과 대웅제약, 대원제약, 대화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 종근당 등 국내 제약사 10여곳이 베트남에 법인이나 대표사무소를 설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베트남은 한국의 의약품 수출 3위 국가다. 연간 한국의 의약품 수출 금액이 2000억여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유한양행과 삼일제약이 베트남 시장 진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우선 유한양행은 지난 2017년 베트남에 현지 연락사무소를 설립했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현지 시장 분석과 의약외품 허가 절차를 밟기 위해 현지 담당관을 국내에서 선발, 파견하는 수순을 밟았다.

유한양행이 의약품에 앞서 의약외품 절차를 추진하는 것은 베트남 현지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현지는 기온이 높고 다습하기 때문에 살충제 수요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유한은 살충제 ‘해피홈’의 품목허가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의약외품 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일반의약품 수요조사를 통해 본격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에 현지 법인 설립 여부는 수요조사 이후 검토를 통해 확정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5월 베트남 호치민시에 현지 법인인 ‘SAMIL PHARMACEUTICAL CO.LTD’를 설립했다. 삼일은 이 법인을 100% 자회사로 뒀다. 법인의 역할은 베트남 시장 진출 및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또 베트남 호치민시 하이테크공단에 의약품 생산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를 매입했다. 삼일제약은 오는 2021년 경까지 이 공장 시설 구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삼일제약이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투자하는 자금 규모로도 일부 파악이 가능하다. 삼일은 현지 법인 설립에 500만달러를 출자했다. 또 공장 부지 매입에 30억원을, 공장 시스템 구축에 135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200억원을 훨씬 넘는 대규모 투자로 추산된다. 

삼일제약은 구체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점안제 위탁생산(CMO) 공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한 시장 진출이 아닌 베트남 공장 등을 토대로 향후 5년 내 글로벌 안과 제품 위수탁생산 1위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삼일은 지난해 8월 베트남 호치민에 거주하는 환자들에게 각막이식 수술을 후원하는 등 시장 진출을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의약품을 제조하는 기술이나 의료 시스템이 아직은 부족한 상태”라며 “의약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어서 국내 제약사들이 현지 법인이나 사무소를 통해 시장에 진출하기에 적합하며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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