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 넥슨 매각 사태로 드러난 게임업계 민낯
  • 원태영 기자(won@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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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보이지 않아···정부 적극적 대처도 필요해

최근 게임업계의 핫 이슈는 넥슨 매각이다. 업계 1위인 넥슨이 매물로 나오자 게임업계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언론에서는 넥슨이 어디에 매각되느냐에 주목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1위 회사가 매물로 나온 것 자체에 큰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넥슨 매각과 관련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 게임산업 전망이 좋지 않은 것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게임산업은 큰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외형적으로는 매출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첫번째 문제는 ‘양극화’다. 지난해 게임산업 전체 매출은 약 13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게임 빅3’가 매출 6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사실상 절반 가량이 상위 3개 업체에서 나오는 것이다.

반면 중소 업체들의 자금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거 중소 게임사들의 목표는 회사를 키워 대형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모습을 찾기 어렵다. 게임 하나를 성공시켜 대형 게임사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된 지 오래다.

두번째 문제는 ‘경쟁력 약화’다. 현재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은 과거와 비교해 점점 더 약해지고 있다. 우선 강력한 신규 지적재산권(IP)이 나오지 않고 있다. ‘리니지’,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IP를 최근엔 찾기가 어렵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매각에 나선 이유 중 하나로 신규 IP의 흥행 실패를 꼽는다. 넥슨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매출 대부분이 던전앤파이터 등 과거 인기 게임을 통해 나왔다는 점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10년 동안 기억에 남는 신규 IP가 몇 개나 되겠느냐”며 “국내 게임산업은 경쟁력을 점점 더 잃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더이상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산업과의 결합이나 새로운 장르 개척보다는 익숙한 장르 및 이미 어느정도 흥행이 입증된 게임만을 따라서 만든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것은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양극화 해결이나 경쟁력 강화 등은 하루 아침에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정부마저 게임산업 진흥에 대해 큰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내 게임에 대한 중국 판호(서비스 허가권)가 2년 넘게 발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만약 철강이나 자동차, 반도체가 비슷한 상황이었어도 정부가 가만히 있었을까. 

현재 국내 게임산업은 서서히 침몰해가는 배와 같다. 이미 생태계 자체는 파괴된 것과 다름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개입해 중소 게임사 지원 및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완화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국내 게임산업은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태영 기자
IT전자팀
원태영 기자
won@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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