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열 및 상황 보면 김승연 회장 적격, 경영일선 복귀 등 선결 과제 산적해 등판 어려울 듯
꾸준히 거론돼 온 신동빈 롯데 회장은 국정농단 관련 3심 앞둬···허창수 회장 유임 유력

허창수 GS회장(왼쪽)과 김승연 한화 회장. / 사진=전경련‧한화. 편집=디자이너 조현경
허창수 GS회장(왼쪽)과 김승연 한화 회장. / 사진=전경련‧한화. 편집=디자이너 조현경

전국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차기 회장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현재 구도를 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판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론 허창수 GS회장의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상황이다.

전경련은 오는 27일 제38회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기총회에선 향후 전경련이 나아갈 방향 등 다양한 내용이 다뤄질 전망인데,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누가 회장을 맡을지 여부다.

전경련 내부에선 새로운 회장을 세웠으면 하는 기류가 강하다. 현직인 허창수 회장이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오래 맡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회장 임기는 2년인데 허 회장은 2011년부터 계속 회장을 맡고 있다. 허 회장은 이미 현 맡고 있는 임기를 시작할 때에도 더 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허나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어 사실상 어쩔 수 없이 회장 자리를 계속 맡고 있는 상황이다.

좀처럼 회생하지 못하고 있는 전경련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도 회장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아직도 국정농단 사태로 홍역을 겪었던 그 상황에 멈춰있다. 쇄신안을 발표하고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사실상 정부가 대화 파트너로 인정을 하지 않다시피 하고 있어 재대로 기를 못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새로운 회장이 취임하면 뭔가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현재로서 차기 새로운 회장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은 김승연 한화 회장이다. 이상적으론 가장 차기 회장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단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 이제 법적으로도 완벽히 자유로운 몸이 됐다. 그룹 규모로 봐도 회장 후보로 무난하다.

나머지 후보가 될 만한 회장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그의 등판 전망을 뒷받침한다. 우선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현재 국민연금의 견제 등으로 본인의 자리를 보전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과제다. 전경련 회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온 신동빈 롯데회장은 국정농단 관련 3심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허나 김승연 회장 등판은 이처럼 이론적으로만 들어맞을 뿐이다. 한 10대 그룹 인사는 “현재 상황에서 회장으로 등판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많지 않은 상황에 김승연 회장이 나설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며 “아마 회사 내 문제들을 해결하고 회사 경영일선에 공식 복귀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는 아직 대전공장 사고를 수습 중에 있고, 김 회장은 그동안 내려놨던 직책들을 다시 하나씩 거두며 경영일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전경련 회장을 맡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정설이다.

결국 이번에도 역시 허창수 회장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것이 재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마땅한 인물이 없는 상황에 무리해서 새로운 인물을 세우기보단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끄는 쪽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데 당연히 허창수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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