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 3월 1일 출범
2023년까지 매출 10조 목표, 업계 1위 목표
이커머스 점유율 2%대 신세계, ‘폭풍성장’ 쿠팡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아직까진 규모 차이 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신설법인이 오는 3월 1일 공식 출범한다. 법인명은 에스에스지닷컴, 이미 알던 쓱(SSG)닷컴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쓱닷컴에 1조원을 투자해 제대로 밀어주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보인다.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쓱닷컴 목표 실현은 결국 경쟁이 점점 더 격화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쓱’이 얼마만큼의 존재감을 갖느냐에 달렸다. 이는 결국 쓱닷컴이 얼마나 다양한 제품을, 얼마나 빨리 배송할 수 있느냐의 문제기도 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논하면서 쿠팡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2010년 설립된 쿠팡은 2014년부터 시그니처 배송 서비스인 '직매입·쿠팡맨 직접배송'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몸집을 급격히 불렸다. 신세계도 1997년 신세계몰을 오픈한 이래 2014년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SSG.COM)을 오픈했다. 2015년부터 'SSG=쓱' 마케팅에 돌입하며 이커머스 시장서 존재감을 키웠다. 비슷한 시기에 양사는 나름대로 각각의 크기를 키워나간 것이다. 

/자료=각 사,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각 사,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이커머스 확대에 나선 신세계가 최근 가장 '힙한' 쿠팡을 의식하지 않았을리 없다. 신세계는 26일 새 법인의 공식 출범을 예고하면서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서비스에 투자를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결국 '쿠팡이 이미 잘 하고 있는' 배송을 더 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도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갖고있다. 현재 당일배송 및 3시간 단위 예약배송을 시행 중이나, 온라인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의 배송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 온라인 전용 센터 구축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쿠팡의 자신감은 방대한 양의 취급 물건과 이를 담고있는 물류센터, 그리고 배송인력에 있다. 쿠팡이 취급하고 있는 물건의 가짓수는 1억2000만개 수준, 이 중 로켓배송 가능한 상품은 500만개 이상이다. 이를 담고 있는 물류센터와 캠프 등은 전국에 60여개가 있다. 연면적으로 축구장 151개 크기다. 쿠팡맨 등 배송인력은 4000명, 여기에 일반인 배송인력인 쿠팡플렉스가 하루 약 4000명 정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규모로 움직이다보니 하루 배송량은 약 100만 상자다. 지난해 9월 기준 누적 배송량은 10억개를 넘어섰다. 지난달 14일~18일까지는 하루 170만개의 로켓배송 상품을 출고하기도 했다. 이는 일간·주간 로켓배송 출고량으로서 역대 최대치다. 

이커머스 업계 1위를 노리는 쓱닷컴의 현재는 어떨까. 수치적으로는 쿠팡에 한참 뒤지고 있다. 쓱닷컴의 취급 물건 수는 백화점·마트 통틀어  400만개 수준이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두 곳(보정(NE.O 001), 김포(NE.O 002))이다. 올 하반기 오픈 예정인 김포(NE.O 003) 물류센터를 현재 짓고있다. 여기에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에 있는 P.P(Picking&Packing)센터를 더욱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가오는 2020년에는 2018년 대비 전체 배송처리물량을 2배 가량 늘리겠다고 밝힌 신세계는 향후 이 P.P센터를 운영하는 이마트 매장을 더욱 늘려나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 배송건수는 평균 8만건이다. 100만건인 쿠팡과 큰 차이가 난다. 배송서비스의 중요한 축인 쿠팡의 쿠팡맨과 같은 배송인력은 정확한 추산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숫자만 놓고 비교해볼 때 아직까지는 2010년 문 연 쿠팡이 1997년 문 연 신세계그룹 온라인몰보다 규모가 크다. "나 쿠팡만 쓰는데?"라고 말하는 충성 고객층도 쿠팡이 훨씬 두텁다. 쿠팡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클럽 가입자수가 론칭 3개월여만에 150만명을 돌파했다. 신세계그룹은 투자운용사 2곳으로부터 받은 1조원의 투자금으로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 이후인 3월 중 7000억원을, 이후 3000억원을 투자해 반전을 준비할 것이다. 지난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대 투자를 받은 쿠팡도 앉아서 경쟁사의 성장을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롯데도 있다. 롯데는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자해 2022년 까지 매출 20조 · 업계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3조원은 5년(2018~2022년)에 걸쳐 시스템 구축에 5000억원, 온라인 통합 과정에 1조원, 고객 확보 및 마케팅에 1조5000억원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의 7개사(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롭스, 롯데닷컴) 전체 온라인몰의 지난해 매출은 8.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롯데는 오는 3월 말 온라인 통합 플랫폼의 전신 격인 ‘투게더 앱(Together App)’을 내놓고, 궁극적으로는 2020년 3월에는 하나의 쇼핑 앱으로 7개사의 모든 온라인몰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쇼핑 플랫폼인 ‘롯데 원 앱 (LOTTE One App, 가칭)’을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는 회사가 운영중인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기존 시내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삼는다. "대기업이 대기업하는" 모습을 이커머스 시장에서 흥미롭게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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