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은행만으로는 금융혁신 서비스 내놓기 힘들어”
금융·ICT·증권 등으로 시너지 효과 기대
인터넷은행 수익성 저하, 혁신성 부족 비판도 제기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거나 설립을 위해 준비 중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사진=셔터스톡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거나 설립을 위해 준비 중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익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사진=셔터스톡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내놓은 서비스를 보면 기존 시중은행도 모바일뱅킹에서 내놓을 수 있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규제 부딪혀 내놓지 못한 서비스인 것이다.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은행 사업에 진출하려는 이유도 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으려는데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뛰어든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다른 분야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린 이유에 관해서도 “은행만으로 할 수 없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키움증권과 SKT와 컨소시엄을 꾸리고 인터넷은행 인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앞서 신한금융지주도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고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하나금융 등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컨소시엄과 관련해 지분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분이나 사명 등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며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까지 이야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분과 관련해선 하나금융과 키움증권, SKT가 추진하는 이번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서 키움증권이 1대 주주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SKT는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라 SK그룹과의 지분 관계로 대주주가 되기 어렵다. 결국 ICT 주력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키움증권이 1대 주주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키움증권과 SKT와의 컨소시엄 구성이 인터넷은행 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에서 금융 혁신성을 눈여겨보기로 한 만큼 하나금융과 키움증권, SKT와의 협업이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키움증권을 온라인 증권시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인정한다. 키움증권은 15년째 온라인 증권사 1위, 비대면 가입자 수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하나금융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새로운 ICT 기술을 통해 기존에 금융고객이 겪었던 금융 서비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고객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기술과 혁신성을 생각했을 때 기존에 없었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고 고객 서비스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며 “금융업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았다. 토스는 간편송금, 무료신용등급 조회, 계좌통합조회 등을 내놓으며 서비스 편익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신한금융은 토스의 혁신성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고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이 인터넷은행 설립 추진에 나서면서 국내 4대 금융지주 모두 인터넷은행 설립에 관여하게 됐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이미 지분 투자를 통해 인터넷은행에 참여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3.79%를 보유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에 대해 실속이 없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지난해 9월 누적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159억 손실, 케이뱅크는 580억원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을 보면 케이뱅크는 11.32%를 기록하며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은행 서비스와 차별성이 없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이 사업 확대를 하기 힘들었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얼마나 금융혁신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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