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ICO 금지·규제 샌드박스 심의 대상 제외 등 회의적 태도 일관
“세계적 흐름 뒤처질 수 없어”···‘MWC’에도 블록체인 전시 부스 생겨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의 회의적 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지=시사저널e
블록체인에 대한 정부의 회의적 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지=최창원 기자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한국기업들이 블록체인 신기술을 선보이는 소개의 장이 됐다. 국내 기업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 속에 MWC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전용 전시관이 개설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공동으로 24일(현지시각) 개막한 MWC에서 모바일 블록체인 신분증을 선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블록체인에 대해 “온·오프라인 로그인, 계약 등 신분증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전방위적 적용 및 활용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전시 부스에서 블록체인 결제서비스를 선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일본 소프트뱅크, 대만 파이스톤 등과 업무 협약을 통해 구축한 블록체인 기반 해외 결제 서비스를 구축했다. 사용자가 해외에서 결제한 금액을 다음달 통신요금으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서비스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기술 기반 암호화폐 지갑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했다. 이용자는 해당 기능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 및 잔액 확인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기업 간 블록체인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붙었다는 말이 나온다. 한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먼저 내놓기 위해 경쟁하는 것 같다”며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대기업과의 협력에서 얻은 자금을 기술력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블록체인 투자·개발과는 달리 정부는 여전히 블록체인에 무관심하다. 최근 규제 샌드박스 선정에서 블록체인 해외송금 등 블록체을 적용한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지난달 말 국내에서 모든 형태의 ICO(암호화폐 공개)를 금지하는 등 블록체인 활성화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정부의 회의적 태도와는 상관없이 기업들은 블록체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금 투자를 안 하면, 나중에 다른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 기업들이 블록체인 활용 방안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때 가만히 있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퇴보된 느낌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부는 무관심하고 기업은 혁신을 위해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정부에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담당하는 부처가 없다. 아무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업은 혁신을 위해 불확실성에 투자하는 모습”이라며 “초기 기술이기 때문에 불확실하지만, 이를 선점하는 기업은 엄청난 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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