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대비 사양 대폭 업그레이드···스마트폰 시장 약세가 변수
삼성전자, 4000만대 정도 목표···증권가 3300만~3500만대 예상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 제품 사진.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S10 시리즈 제품 사진.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기작으로 갤럭시S10 시리즈를 내놓은 가운데 신제품 판매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갤럭시S10 판매량을 4000만대로 점치고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3000만대 중 후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올해 심기일전해서 다시 판매량 3억대를 회복해야 한다. 지난해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이 3억대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제조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계 최고 스마트폰의 지위를 가져가려면 올해 판매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10 출하량이 3300만대로 전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갤럭시S10 시리즈가 디스플레이 면적도 늘고 메모리와 카메라도 전작 대비 대폭 개선되는 등 대규모 사양이 업그레이드 됐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약세로 출하량이 전작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4월 출시되는 갤럭시 폴드에 대해서는 출하량이 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1980달러라는 고가의 제품이지만 전 세계 마케팅 채널 재고 확보용 수요만 놓고 봐도 100반대 출하는 무난할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지난 20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지난번에 생산 규모 등을 고려해 100만대 목표치를 예상했는데 개발 중인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100만대 이상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S10 시리즈의 경우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졌기 때문에 패널 수요는 전작인 갤럭시S9보다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갤럭시 폴드로 인한 폴드향 OLED 패널 수요는 2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치가 의지에 가깝고 실제 생산계획은 3500만대 수준으로 설정돼 있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로 갤럭시S8 초기 시장의 예상치는 4000~4500만대였으나 결과적으로 3600만대에 그쳤고, 전작인 갤럭시S9도 4000만대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3200만대에 그친 것을 제시했다.

분기별로 삼성전자는 1분기 110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10의 초기 판매 실적이 전작보다 좋더라도 오래 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연구원은 갤럭시S10 시리즈 가운데 하위 2개 모델인 갤럭시S10e, 갤럭시S10에 구매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스마트폰 흥행의 척도가 오랫동안 판매되는 기간이 되고 있다. 초기 대기 수요는 신제품을 선호하는 이용자 덕분에 비슷하나 나머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스마트폰 기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전체 시장은 전년보다 4% 줄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8% 감소하며 전체 출하량이 2억9180만대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34%, 샤오미는 26% 늘었다. 특히 화웨이는 지난해 총 출하량 2억대를 처음으로 넘기며 출하량 2위인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가 매년 출하량을 급속도로 늘리는 것과 달리 삼성과 애플은 출하량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을 2억9000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3억대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화웨이와의 격차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판매량과 관련해서 꽤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동진 사장은 “스마트폰을 몇 대 더 판다고 약속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최적화된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올해는 전년 대비 성장한다는 목표는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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