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출마 위해 사직 관측···후임자 하마평 적어 오리무중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기인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정작 인사를 단행한 류영진 식약처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하고 있어 거취가 주목된다. 현재로선 다음달 초순으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그가 교체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은 적어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3일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단행한 국장급과 과장급 인사 등 정기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등 일부 보직만 비어있는 상태다. 평가원장의 경우 현재 개방형직위나 공모직 전환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작 정기인사를 단행한 류영진 처장 거취가 현재 식약처 직원들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류 처장이 지난 16일 부산시약사회 제57회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 “곧 부산으로 내려올 예정이며 어떤 길이 약사, 부산, 그리고 국민을 위한 길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초 류 처장의 식약처장 사직과 내년 총선 출마 준비 착수는 오는 7월이나 8월 경으로 예상돼왔다. 어차피 오는 3월 초순 개각을 하더라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나 정태호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 등 출마를 위해 물러나는 인물을 배려하는 개각이나 청와대 인적개편이 7월이나 8월 늦으면 9월 경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부산시약 정총 발언 등으로 인해 식약처 주변에서는 이미 류 처장이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고 후임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류 처장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은 식약처 주변에 많지 않은 상황이다. 장관급에 대한 하마평은 진행 중인 임사검증을 토대로 알려진 부처가 일부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우선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식약처장 자리를 놓고 류 처장과 마지막까지 경쟁한 H교수는 22일 기자와 통화에서 “현재 (식약처장) 인사검증을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학 전문가다. 

차기 식약처장 하마평에 올라있는 고위공무원 C씨도 인사검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유보했다. 장관과 차관급 고위공직자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은 당사자가 동의해야만 개시가 가능하다.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정통한 모 인사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역할론을 들며 결국 친문 성향의 약계나 식품 전문가 그룹 중에서 차기 식약처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청와대를 배경으로 식약처장에 임명될 가능성을 내다보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실장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조직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라며 “캠프에서 충성심이 높았던 전문가를 장관급보다는 차관급으로 배려할 수 있는데 식약처장도 그런 케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과거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가 운영하는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사수석실은 평상시 장관과 차관급 후보자를 수시로 업데이트 해놓고 준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인사수석실이 파악한 식품과 의약품 분야 전문가풀에서 차기 식약처장 후보군을 추려 인사검증을 진행 중이라는 지적이다. 즉 캠프 출신보다는 전문성에 더 비중이 높은 인물이 후보군이라는 관측이다.    

결국 정권 차원에서 배려가 필요한 캠프 출신 친문 인사나 식품과 의약품 전문가 그룹, 또는 정통 관료 중 인사검증을 통과한 인물이 문 대통령 낙점을 받아 차기 식약처장에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식약처 관계자는 “류 처장은 처에서 인기가 많아 사직할 경우 아쉬움이 크다”면서 “전문가라도 외부에서 오면 업무 파악에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돼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