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증시 반등에도 지난해 투자자 수익률 저조
“중국 부채 리스크 확대돼 위험자산 비중 줄여야”
“아직 고점 아냐···미·중 무역분쟁 합의, 재정 지출 등 긍정적”

상해종합지수 일봉차트. / 그래프=키움HTS
상해종합지수 일봉차트. / 그래프=키움HTS

중국 증시가 올들어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하락장에서 중국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까진 손실 폭이 줄어든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불확실한 상황인 까닭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미·중 무역분쟁 합의 가능성 등 긍정적 의견과 중국 부채 리스크 등 부정적 의견이 나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주식형 펀드와 관련된 중국·홍콩 증시가 올들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지난달 2일 2497.88로 시작한 중국 본토의 상해종합지수는 이달 21일 2751.8까지 10.1% 상승했다. 홍콩H지수 역시 같은 기간 10070.95에서 11305.98까지 12.2% 올랐다. 이는 코스피가 상승률 8.4% 보다 더 강한 오름세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 다수는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상해종합지수는 지난해 1월 29일 장중 3857.03까지 오르는 등 파죽지세였지만, 이후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19일에는 2449.2까지 떨어졌다. 올들어 투자한 투자자는 큰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투자한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 폭이 줄어든 수준에 그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중국 펀드 166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5.28%로 여전히 평가 손실을 보고 있다. 그나마 6개월 전 투자한 투자자들은 평균 수익률이 2.63%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올들어 투자한 투자자들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영향으로 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14.9%의 평균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ETF를 제외한 개별펀드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 3[주식혼합]A’이 현 상황을 잘 나타낸다. 설정액이 1000억원이 넘는 이 펀드는 올들어 16.05% 수익률로 시장 수익률을 크게 앞선다. 하지만 1년 기준으로 하면 31.06% 평가 손실로 ETF를 제외한 중국 펀드 중에서 가장 저조한 편에 속한다. 이 펀드는 지난해 1월 25일 중국과 홍콩 증시가 연고점에 달했을 때 출시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중국 펀드를 사들인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지켜보기에는 기회비용이 커지는 까닭이다. 예컨대 2007년 말 중국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할 때 중국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7~8년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손실을 확정짓기에는 증시 상승세가 더 갈 수 있어 기대 심리가 발생한다.

투자 업계에서도 중국에 대해 각기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일 발표한 ‘회색코뿔소는 어디까지 왔을까?’ 보고서에서 “지금은 2009년 6월 이후 시작된 장기간의 경기 확장이 마무리되고 경기가 위축할 때 자산시장 충격은 현재 부채 문제에 있어 가장 취약한 중국을 중심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은 올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높이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 밝혔다.

실제 최근 중국 기업들의 채무불이행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에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채무불이행은 사모 4건, 공모 12건을 포함해 120억위안(약 2조원)에 달한다. 중국의 지난해 채무불이행의 규모는 1200억위안(약 20조원)으로 2017년보다 4배나 늘며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대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합의 가능성, 중국의 재정지출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KB증권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증시가 이미 많이 상승한 듯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적정수준에서 추가적으로 더 상승할 여지를 생각해야 한다. 적어도 지금 당장이 증시의 고점은 아닐 것”이라며 “무역분쟁이 2018년 대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 활용으로 경기둔화 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