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 규제에 증가 속도 줄었지만···가계소득 대비 높은 수준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17년 말에 비해 83조8000억원(5.8%) 가량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치다 / 사진=연합뉴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17년 말에 비해 83조8000억원(5.8%) 가량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치다. 판매신용 금액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444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조4000억원(5.4%) 증가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말 가계 빚이 다시 한번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 속에 증가 속도는 완화된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의 절대 수준이 높아진 상황이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53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17년 말에 비해 83조8000억원(5.8%) 가량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치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뿐만 아니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되는 포괄적인 가계부채의 총액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판매신용 잔액은 90조2000억원으로 2017년 말에 비해 9조4000억원(11.6%) 가량 늘었다. 신용카드 관련 판매신용은 축소되었으나, 할부금융 판매신용은 확대됐기 때문이다. 판매신용 금액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444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조4000억원(5.4%) 증가했다.

가계신용 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지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출규제 정책 강화에 나서면서 가계신용 증가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부동산안정대책을 내놓고 다주택자의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한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도 공시지가 9억원 이상 주택 구입시 대출 봉쇄하는 등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를 시행중이다. 

정부의 부동산관련 대출 규제 속에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가계대출의 증가폭이 급격히 줄었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가계대출은 32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조8000억원(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수치는 2002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대출 규제 속에 비은행 가계대출 여신 심사가 강화된 데 따른 증가폭 감소라고 설명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71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조4000억원(7.9%)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만 놓고 보면 지난 2017년 전년대비 43조3000억원(7.0%) 증가했던 것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다. 한국은행은 과거 2~3년 전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 시기가 도래하면서 잔금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속에서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 증가속도에 제동이 걸리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가계부채 규모가 소득에 비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유정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가계 부채 규모가 지난 3~4년 동안 급등하면서 절대 수준이 높아진 상황이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가계부채 증가율은 가계소득증가율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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