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광고담당 직원 1심 판결로 개인 일탈행위 입증···비만약 부진, 철수설 확산에는 곤혹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광동제약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 광고담당 직원이 법원의 1심 판결에서 개인의 일탈행위로 결론이 나 회사는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벗었다. 하지만 동아ST와 공동 판매하는 비만치료제 콘트라브 매출이 부진하다. 특히 콘트라브 철수설도 확산되고 있어 광동제약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광동제약 전 광고담당 직원 이모씨에게 지난 19일 징역 3년을 선고하고 11억2000여만원을 추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이씨 범행이 2년 6개월여간 지속됐고, 수수한 금액도 거액이라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범행을 은폐하고 지속하기 위해 회사 대표이사 명의 약정서를 위조·행사한 점을 지적했다. 이씨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광동제약 광고 일부를 수주한 대행사로부터 광고 대금의 20∼22%에 해당하는 11억2000여만원을 상품권으로 돌려 받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번 법원의 이씨 판결은 광동제약에게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시사저널e가 이씨 실명을 파악해 사건을 검색한 결과, 이번 형사 재판 소장이 법원에 접수된 시점은 지난해 9월 20일로 확인됐다. 

이씨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가 회사 차원의 광고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광동제약을 압수수색한 시점은 같은 달 11일이었다. 즉, 이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이 광동제약에 혐의점을 두고 압수수색했지만 결국 개인 일탈행위라는 결론에 도달한 사실이 이번 법원 판결로 확인된 것이다.

광동제약 입장에서는 이미 검찰 수사가 종료됐지만 대외적으로 공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법원 판결 내용이 알려지며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고(故)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사위인 이강남 광동한방병원 이사장이 투신하는 사태로 이어지며 회사 입장에서는 회고하기 싫었던 사건이 공식적으로 해결된 셈이다.

이처럼 리베이트 수수 의혹은 해결됐지만 광동제약은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개인 일탈행위로 지난 2015년 해고한 광고담당 직원의 배임수재 건”이라며 “재판 중인 부분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은 없으며, 회사의 기업 이미지 훼손 등 피해에 대한 대응은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광동제약은 최근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의 매출 부진과 시장 철수설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콘트라브는 지난해 42억원가량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2017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이다. 개별 품목의 경우 연간 매출 실적이 부침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광동제약 전문의약품에서 콘트라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아 간단히 볼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다.

콘트라브는 광동제약이 미국 제약사 오렉시젠으로부터 도입, 지난 2016년 6월부터 선보인 비만치료제다. 국내에서 판매한 지 반년 만에 25억원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광동제약이 기대를 걸어왔던 품목이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광동제약은 동아ST와 콘트라브를 공동판매하고 있다. 한때 연매출 100억원대를 노릴 정도로 시장 확대를 추진했던 품목이 콘트라브인 점을 감안하면 광동제약 입장에서는 지난해 실적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콘트라브 매출 부진보다 시장 철수설 등으로 확산되는 악성루머다. 매출 부진은 일부 만회할 수 있지만 악성루머에 따른 이미지 훼손 등은 치유가 힘들다는 평가다. 실제 콘트라브 마케팅 담당자(PM)가 수개월째 공석이며, 콘트라브를 시장에서 철수시킬 것이라는 풍문이 그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콘트라브를 포함한 전문약 사업 전체를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관측에 광동제약은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콘트라브 PM은 교체된 적은 있지만 공석인 적은 없었고, 현재도 박씨 성을 가진 여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며 “콘트라브나 전체 전문약 사업을 철수한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악성루머가 나돌고 있는 상황에 대해 회사측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약업계는 경쟁이 치열해 근거 없는 악성루머가 종종 있다”며 “매출이 많은 대형제약사여서 광동제약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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