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김해·대구공항 국제선 여객 점유율 증가···영남권 강세 에어부산 점유율 추격
에어부산, 올해 김해-싱가포르 등 운수권 배분 시 호재···점유율 경쟁 가열 예고

제주항공이 대구, 김해국제공항에서 노선을 확대하면서 영남권 강세인 에어부산의 점유율을 추격하고 있다. 최근 여객 수요 성장세가 가파른 영남권을 중심으로 신규 운수권 배분 등 호재가 예상돼 업계 경쟁은 보다 가열될 전망이다.

21일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김해공항 국제선 유임여객 점유율은 12.9%를 기록했다. 이에 에어부산, 대한항공에 이어 여객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이 부산발 노선을 확장하면서 지난 2014년 3.3%에 그쳤던 국제선 여객 실적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삼고 있는 에어부산의 여객 점유율과도 격차를 좁혔다. 지난 2016년부터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김해공항에서 견조한 성적을 냈다는 평가다.

/그래프=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프=조현경 디자이너

국제선 여객 성장세가 가파른 대구공항에서 양사의 점유율 격전은 보다 두드러진다. 지난해 4월 제주항공의 국제선 유임여객은 900명에 그쳤지만 올해 1월 4만377명의 여객수를 기록, 전체 국제선 유임여객 중 15.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의 국제선 여객 점유율은 다소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에어부산의 국제선 여객수(7만827명)는 총 국제선 여객 중 26.6%의 점유비중을 차지했다. 여객수 자체는 1년 전 7만3095명에 비해 크게 줄지 않았지만 점유율은 40.6%에서 14%포인트 하락했다. 제주항공과 함께 외항사들이 세를 넓힌 탓에 점유율을 다소 내줬다는 평가다.

양사가 대구, 부산에서 몸집 다툼을 이어가는 이유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여객 수요 때문이다. 지난해 대구공항은 연간 국제선 유임여객(203만3825명)이 전년 대비 36.5% 증가해 국내선 여객수(198만5261명)를 최초로 웃돌았다. 같은 기간 인천‧김포공항의 국제선 유임여객 증가율이 9.9%인 점을 감안하면 지방공항을 중심에서 보다 가파른 성장세가 드러나고 있다.

대구공항은 티웨이항공이 50% 이상 국제선 여객수를 가져가는 가운데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의 취항이 이어지면서 국제공항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모습이다. 특히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대구에서 출발하는 나리타, 가고시마, 마카오, 다낭, 타이베이 등 5개 국제선 노선에 취항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 노선을 취항하면서 외국인 입국자도 늘었다. 대구공항에선 지난해 11월말을 기준으로 1년 전보다 외국인 입국자가 5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새로운 하늘길이 열리며 여객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5년만에 신설된 김해-싱가포르 운수권이 이달 말 취항사가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양국 간 항공회담을 통해 부산-창이 노선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를 최대 주14회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김해-싱가포르 노선에 A321-200 기종을 투입, 부정기편을 운항하며 운수권 확보에 공을 들였다. 해당 운수권을 확보하면 A321네오-LR 2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슬롯 경쟁이 치열한 김해공항에서 단거리를 넘어 중거리 노선으로 매출처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부산-몽골 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이 확대돼 주1회 운항 증편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는 해당 노선을 통해 몽골과 교류를 쌓아온 에어부산이 해당 노선을 배분 받을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 성장률 자체는 인천, 김포 등 주요 수도권 공항보다 앞서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까지 수도권 공항만큼 많은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보긴 어렵다. LCC의 취항으로 지방공항이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인프라 문제도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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