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입증될 경우 일선 복귀 요원해져···무혐의 결론시 가정사 소동으로 정리될 가능성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남편 박씨의 이혼 소송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박씨가 결국 조 전 부사장을 경찰에 고소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는데, 이번 논란으로 향후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가 더욱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씨는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신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고, 특히 과거 땅콩회항 사태 이후 더욱 상황이 악화돼 부부로 계속 살수 없는 상황에 치달았다고 주장해 왔다. 두 사람은 이미 작년 5월부터 따로 살고 있다.

그랬던 박씨는 지난 19일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 및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혼소송의 사유와 비슷하다. 박씨는 자신이 폭행으로 입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처 사진 등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조 전 부사장의 특수폭행 등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박씨 변호인 측에선 이를 적극 변호에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혼조정 과정상 돈 문제와 관련해 조 전 사장이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신업 변호사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특수폭행과 관련 수사결과가 박씨의 주장을 인정해 준다면 박씨에 대한 위자료 액수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나아가 재산분할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수사결과 조 전 부사장의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난다고 해도 최소한 두 사람의 이혼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어차피 이렇게 고소까지 이뤄지는 상황에서 두 사람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란 판단이 내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잊을만할 때 또 터진 한진가(家)를 둘러산 이번 사건이 결과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논란 속에 일단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있지만, 재계에선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영복귀를 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 재계 인사는 “(조 전 부사장이)일단 자숙의 시간을 보내겠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 당연히 어떤 자리로든 복귀를 하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회항’ 사태 때에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향후 경영복귀한 전례가 있다. 허나 경찰 수사 결과 관련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공식적으로 직책을 맡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다. 가뜩이나 주주들이 오너일가에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는 상황이다.

다만 폭행의혹 등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이 완전히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가정사 소동으로 정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태원 SK회장의 사례에서 보듯, 사회적 분위기가 경영과 가정사를 점차 분리해 생각하는 쪽으로 잡혀가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박씨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맞고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명예훼손 성립 여부는 박씨가 언론을 통해 해당 사실을 알린 것이 공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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