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토스 vs 하나·키움·SKT…쟁쟁한 유력후보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간 경쟁보다 산업 자체 파이를 늘릴 때”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출범 2년째를 맞은 케이뱅크가 여전히 적자지속·건전성 문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제3인터넷은행 추가설립 소식이 케이뱅크에게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838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 580억원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2017년 23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에는 477억원으로 늘었지만 수익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어 2년째 적자 지속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는 2017년 연간 689억원의 영업수익에서 2018년 3분기 2767억원으로 4배 이상의 매출 성장폭을 보였다. 순손실 면에서도 카카오뱅크는 2017년 104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59억원으로 적자 규모를 크게 줄였다.

케이뱅크의 연체율도 시중은행 평균에 비해 높았다. 지난해 3분기 시중은행 연체율은 0.26%~0.36%인데 반해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4%로 2배가량 높았다. 이는 지난해 1분기 0.17%에서 6개월 만에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케이뱅크의 자산건전성 지표 문제가 계속되면서 일각에선 제3인터넷은행 추가설립으로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게 되면 케이뱅크의 입지가 더욱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케이뱅크 연체율 급상승은 초기 성과를 위해 무리한 결과로 추정된다”며 “급속한 대규모 대출부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하기도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토스 운영을 맡고 있는 핀테크 선두 업체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고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나금융 역시 SK텔레콤, 키움증권과 연합해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도전한다.

금융 노하우를 보유한 은행권 금융지주 및 핀테크·ICT 업체 등 제3인터넷은행에 뛰어드는 유력후보들이 쟁쟁한 만큼 제3인터넷은행이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력을 갖춘 제3인터넷은행이 설립되면 늘어난 경쟁자로 인터넷은행 업계 내 경쟁이 심화돼 도태되는 은행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에 밀려 고전을 겪고 있는 케이뱅크 입장에선 제3인터넷은행이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행업의 특성상 초창기 3~4년 적자가 발생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며 “이것만으로 경영 부실을 논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터넷은행은 과점 체제인 시중은행에 비해 성장잠재력이 높다”며 “현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규모를 합쳐봤자 전체 은행업계의 1% 내외에 불과하다. 우리 회사도 경쟁업체가 들어오면 밀리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지만 지금은 인터넷은행끼리의 경쟁보다 인터넷은행 산업 자체의 파이를 늘려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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