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분기 중 신규 운수권 배분, 신규 사업자 발표
"노선 독점 풀리고 운임 낮아져···소비자 편익 증진 효과 기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1분기 중 신규 항공사가 출범하고 독점 노선 운수권이 배분되는 등 시장 재편이 잇따를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시장 변화를 통해 노선 접근성이 높아지고 항공사들의 운임인하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가 양적 성장을 통해 몸집을 불려가는 가운데 질적 서비스 향상도 동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내주 중으로 항공교통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친 신규 운수권 취항사가 발표될 전망이다. 항공사는 배분받은 운수권을 오는 4월 하계 스케줄부터 바로 적용할 수 있다.

항공사들은 연초 배분되는 신규 운수권에 눈독을 들인다. 새로운 수익 노선을 확보해 매출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 엔 그간 '독점 노선'으로 불려온 인천-몽골 노선의 추가 운수권 배분을 앞두고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국토부는 한-몽골 항공회담을 통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추가 운수권을 따냈다. 이에 그간 취항 가능한 항공사는 기존 대한항공 1곳에서 2곳으로 늘었고, 기존 주6회 1488석의 공급석도 주9회 2500석으로 늘었다.

김해국제공항에선 싱가포르로 가는 직항 노선이 최초로 신설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양국 간 항공회담을 통해 부산-창이 노선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를 최대 주14회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기종별로 약 190석 규모의 A321-네오, B737-맥스 기종은 주 14회, 300석 이상 규모의 B777 기종 기준으로 주 8회 운항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국적 항공사가 이번에 배분되는 신규 운수권을 신청했다. 특히 단거리 노선에서 경쟁이 심화해 새로운 수익 노선이 절실한 저비용항공사(LCC)는 지난해 부정기편을 띄우며 운수권 선점에 공을 들였다. 항공교통심의위원회가 운수권 배분 시 신청사가 몰리면 해당 노선 개척 기여도를 평가해 높은 점수를 낸 항공사에게 우선 배분해서다. 6개 항목으로 세분화되는 평가지표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되며 이중 시장 개척 노력 및 운항 적정성 점수는 15점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아시아 지역 노선을 중심으로 LCC들이 성장했지만 최근 경쟁이 과열되면서 인천 공항 주요 시간대에선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며 "대외변수에 민감한 항공업종 특성상 매출처를 다각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열리는 하늘길은 항공사의 수익성 뿐 아니라 소비자 편익에도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경우, 그간 대한항공이 독점 운영해 온 30년간 국적사간 가격 경쟁이 부재했다. 이에 몽골 노선 항공권은 비슷한 거리에 있는 동남아 운항편 보다 가격이 웃돌았다. 이번에 여타 항공사가 이 노선의 운수권을 받게 되면 몽골로 향하는 항공권 가격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대한항공에 이어 또 다른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운수권을 따낼 경우 가격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달 중엔 신규 항공사 출범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항공면허 신청사들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올해 1분기 중으로 면허 발급 업체를 발표할 계획이다. 신청사는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필립, 가디언즈 등으로, 각각 다른 수익 모델과 전략을 내세워 공략을 다짐했다. 강원도 양양공항에 모항을 둔 플라이강원은 해외 인바운드 수요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고, 에어로케이는 청주공항을 거점 삼아 합리적인 항공권 가격을 앞세워 수요를 공략하기로 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에어필립은 신청사 중 유일하게 실제 운항 및 운영 능력이 검증됐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이들 업체는 신규 사업자 출범이 소비자 편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이언에어 등 글로벌 LCC들이 ‘가격 파괴’를 들고 나와 업계 판도를 뒤바꿨던 점을 감안하면, 신규 사업자 출범은 양적 경쟁을 넘어 질적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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