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응답하지 않으면 파업도 가능해”

20일 네이버 노조가 본사 1층에서 쟁의 행위를 벌였다. /사진 제공=네이버 노조
20일 네이버 노조가 본사 1층에서 쟁의 행위를 벌였다. /사진 제공=네이버 노조

단체교섭이 결렬된 네이버 노동조합이 첫 쟁의를 열고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책임을 물었다. 네이버 쟁의는 지난달 16일 중앙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 결렬 후 36일 만이다. 인터넷·게임업계 노조로는 최초다. 

20일 네이버 노조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첫 쟁의행위를 가졌다. 이날 점심시간인 12시부터 30분 동안 진행된 행사에 네이버 본사와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조합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해진은 응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네이버 노조는 교섭에 진전이 없다면 쟁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전처럼 내가 결정했으니 너희는 따르기만 하라는 태도를 버리고 공동성명을 진정한 대화의 상대로 존중한다면 언제든 응답하라”며 “만약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2주 후 이 자리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해 4월 출범해 지난해 12월까지 15차례 단체교섭을 벌였지만 모두 결렬됐다. 이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안을 내놨지만 사측과의 타협은 이뤄지지 않았다.

협정근로자(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근로자) 범위 지정을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사측은 24시간 운영되는 인터넷 서비스의 특성상 협정근로자 지정이 필요하다 주장했으나 노조는 협정근로자 지정이 노동3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오세윤 지회장은 “협정근로자 범위 지정이 조정안 거부의 진짜 이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분들의 생각을 완전히 알 수 없지만, 그동안은 소수끼리 결정해서 여기까지 서비스가 오고 나니 그걸 계속 유지하고 싶은 상황 아니냐”고 강조했다.

파업 가능성도 나왔다. 오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한데 모여서 목소리를 내고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더 큰 목소리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이 응답하지 않는 사태가 지속되고 조합원이 원한다면 파업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3월6일 두 번째 쟁의행위를 앞두고 있다. 3월 말에는 IT 업계 및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식품노조) 산하 노조와 연대한 대규모 쟁의행위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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