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아직 성과 ‘미미’···"올해 더 적극적 나설 것"
KB자산운용, 끈질긴 활동에 브랜드로열티 낮추는 등 굵직한 결과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에 근거해 적극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예고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첫시작부터 쉽지 않은 상황을 맞이했다. 태평양물산에 2대 주주로서 요구한 본사 사옥 등 유휴자산 매각 제안이 거절당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태평양물산과 대화를 지속하는 등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주주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KB자산운용은 1년간의 끈질긴 주주활동 끝에 성공사례를 하나 남겼다. 최근 골프존으로부터 브랜드로열티율을 낮추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더불어 배당 증액 등 주주친화정책도 이끌어냈다. 이처럼 스튜어드십코드의 성과가 나오면서 KB자산운용은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주관여 활동 성과는 아직 ‘미미’

20일 자산운용업계 일각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주주관여 활동에서 큰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2대 주주로 있는 태평양물산에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아 기업가치가 경쟁사 대비 할인됐다며 본사 사옥을 매각한 뒤 재 임대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달 19일 태평양물산은 본사 사옥 매각은 큰 효과가 없다며 이 제안을 거절했다. 자산 매각이 가져올 손익이 자산 매각 전에 비해 크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더불어 실적이 좋아지면서 이미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평양물산에 따르면 2017년 증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총 586억원 영업이익을 창출해 부채비율이 2018년 말 기준으로 2년전에 비해 123%포인트 낮아진 266%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에 대응해 당장은 강경하게 나서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태평양물산에 제안을 할 때부터 무조건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기보다는 기업 가치 향상 방안에 대해 강하게 고민을 해봐라는 의도도 있었다”며 “그동안 IR(기업설명회) 등 주주친화적 활동에 소홀했던 점을 인정받았고 배당 증대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도 받아 강한 액션을 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켜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선 바이오업체인 큐리언트에 대한 주주관여 활동에서도 해명을 받는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대 주주로 있는 큐리언트의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해 기존 주주의 중장기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상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큐리언트가 이에 대해 해명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추이를 지켜본다는 수준에서 일단락지었다. 하지만 이후 큐리언트 주가는 우하향하며 지난 1월 초까지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으로 주주활동을 더욱 강화해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2명으로 구성된 스튜어드십코드팀 인력 보강 등을 통해 보다 더 전문적으로 주주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이후 팀을 별도로 만들어 관련 이슈들에 대응하고 있다.   

◇ KB자산운용, 끈질긴 주주활동에 굵직한 ‘성과’

반면 KB자산운용은 주주관여 활동으로 의견을 관철 시킨 사례를 만들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브랜드로열티율이 다른 경쟁사 대비 높다며 골프존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후 골프존의 설명에도 KB자산운용은 답변이 충분치 않다며 재해명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골프존의 조이마루 사업부 양수 건에 대해서도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활동 결과 KB자산운용은 지난 15일 골프존으로부터 브랜드로열티율을 기존의 3.3%에서 3%로 낮추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더불어 지주사에 지급하는 업무위탁 수수료 성격인 IGS(Inter Group Service) 비용 축소를 이끌어 냈고, 향후 배당수익률 5%를 기준으로 하는 배당정책을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받아냈다.

KB자산운용은 앞선 광주신세계와 관련한 주주관여 활동에서도 절반의 성공을 보였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부터 광주신세계의 주주친화정책 부족을 지적했다. 이를 포함 총 3차례에 걸친 주주서한을 통해 광주신세계는 지난달 31일 지난해보다 2배 높은 배당액 증가를 결정했다. 다만 지배구조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이해상충을 피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통한 비상장사로의 전환을 제안한 것은 관철하진 못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 전담 부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각 부서에서 펀드 운용을 하면서 수익률 제고를 위해 관련 업무를 함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에 근거해 적극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희비가 엇갈렸다. / CI=각사.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에 근거해 적극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의 희비가 엇갈렸다. / CI=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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