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한금융과 수익 격차 확대 우려···캐피털 인수전 나서
KEB하나금융,  카드사 경쟁력 제고 위해 롯데카드 인수전 참여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M&A 첫 행보 시작

4대 시중은행 로고 / 사진=연합뉴스
4대 시중은행 로고 /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의 인수합병 시장이 뜨겁다. 신한·KB·우리·KEB하나금융 등 국내 대형 금융지주들이 비은행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리딩금융 수성을 위한 비은행 인수합병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는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롯데캐피탈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7조5089억원이다. 현대캐피탈, KB캐피탈, 현대커머셜에 이어 업계 4위다. 지난해 9월 누적 순이익은 959억원이다. 매년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KB금융은 롯데캐피탈 인수에 성공해 KB캐피탈 순이익을 끌어올려야 신한금융과의 순익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지난해 KB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1134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감소를 해결하고 신한금융과의 실적 격차를 좁히기 위한 방법으로 KB금융은 계열사 인수합병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신한금융보다 878억원이 적었다. 1년 만에 리딩금융의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9월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의 실적이 올해부터 지주사에 반영되면 KB금융과의 순익 격차는 최대 2000억원으로 커질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13억원이다. 신한금융의 지분율(59.15%)을 반영하면 약 1800억원의 실적 증대가 이뤄진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크게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41.8% 증가했다. 그 외에 하나캐피탈의 순이익 증가율은 33.2%, 하나금융투자 4%, 하나카드 0.3% 등으로 하나저축은행(-8.1%)을 제외한 모든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증가했다. 그룹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2조2402억원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은 카드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으로 롯데카드 인수전에 나섰다. 지난해 수익 증가율이 낮았던 하나카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나금융이 2025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카드 자산은 13조원 규모다. 하나카드(자산규모 7조원)보다 약 2배 크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로 신한카드(30조원)와 삼성카드(25조원)에 이어 3위 카드사가 된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9월 기준 영업이익은 953억원이다. 업계 영업력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 외에도 제3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에도 뛰어들었다. 신한금융이 인터넷은행 설립을 공식화한 가운데 하나금융도 키움증권과 SK텔레콤과 컨소시움을 구성해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최대 3개사에 인터넷 은행 인가를 내줄 예정이라 설립 인가는 모두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에 인터넷은행 설립 이후 두 지주사와 기존 인터넷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설립 이후 최초로 비은행 계열사인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 나섰다. 하이자산운용의 1월 말 현재 운용자산(AUM)은 약 11조1000억원이다. 국내 234개 자산운용사 중 23위 수준이다. 부동산, 조선 등 대체투자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업계 불황으로 하이자산운용의 지난해 9월말 누적 당기순이익은 26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업계 당기순이익 감소율(2.9%)보다 높았다. 다만 우리금융이 하이자산운용을 인수하면 우리은행을 판매채널로 이용해 이익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대형 금융지주의 인수합병 행보가 상당히 공격적”이라며 “금융지주마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통해 기존 계열사와의 합병 또는 사업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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