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최근 인도 1호 지점 개설
"성장잠재력에 비해 낙후된 금융시장···국내은행 경쟁력 높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관심이 인도로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이 최근 인도 1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우리은행 역시 현지 법인 전환을 추진하는 등 인도 시장이 국내은행의 신남방 진출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한 국내 은행은 6곳이다. 2006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2008년 하나은행, 우리은행·KB국민은행·IBK기업은행이 2012년, 그리고 NH농협은행이 2016년 순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KB국민은행은 최근 인도에 1호 지점을 개설했다. 지난 18일 KB국민은행은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 구루그람시에 1호 지점인 ‘인도 구루그람지점’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이번 1호 인도 지점 개점은 지난 2016년 4월 국민은행이 2012년 개설한 뭄바이사무소를 구루그람 지역으로 이전하고 3년 만에 이룬 지점 설립이다.

인도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신한은행 역시 글로벌시장 수익 확대를 위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인도 내 지점은 현재 뭄바이, 뉴델리, 칸치푸람, 푸네 등 총 6개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인도 지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첸나이지점 개설을 통해 인도 시장에 두 번째로 첫발을 내디딘 KEB하나은행은 직접 진출 방식으로 구르가온지점 신설을 추진 중이다. 첸나이 지점은 2008년 뉴델리사무소로 출발해 지난 2012년 2월 지점으로 전환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첸나이지점 신설 후 인도시장 내 네트워크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르가온 지점 설립을 추진 중이다”라며 “구르가온지점을 승인받으면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제조 업체와의 금융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2년 첸나이지점으로 인도 시장에 첫발을 들인 후 2017년 1월 구르가온 지점, 같은 해 7월에는 뭄바이에 인도지역본부와 지점을 함께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인도에 진출한 6개의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3곳인 지점을 2022년까지 20개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국민은행과 같은 해 IBK기업은행 역시 뉴델리사무소를 열면서 인도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했다. 기업은행은 2012년 뉴델리사무소를 개소하고 2014년 10월 지점 개설에 대한 본인가를 취득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15년 4월, 기업은행은 뉴델리지점을 개점하면서 인도 시장 진출에 성공한 네 번째 은행이 됐다. 뉴델리지점을 시작으로 기업은행은 인도 시장 공략에 매진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의 해외 진출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한발 늦었다. 다른 은행들은 이미 사무소를 개설하고 인도 곳곳에 지점을 세웠으나 농협은행은 2016년 6월에야 처음 뉴델리 사무소를 설립했다.

출발은 늦었지만 농협은행은 인도 협동조합과 협력해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이대훈 농협은행 행장은 지난해 9월 인도비료협동조합(IFFCO)를 방문해 다양한 협력사업과 상생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IFFCO의 오랜 사업 경험과 유통망으로 사업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인도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로 13억명의 인구, 연 7% 이상의 성장률 등 인도가 가진 성장잠재력을 꼽는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인도에 많이 진출해 있다”며 “현지 기업들은 사업을 위해 자금 조달이 필요하고 우리나라 은행은 이에 발맞춰 동반 진출하는 흐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 교수는 “인도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면 금융시장은 많이 낙후돼 있다. 계좌를 보유한 사람이 인구 전체의 20% 미만 수준”이라며 “국내은행은 상대적으로 앞선 경쟁력을 가지고 인도 시장 내에서 효과적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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