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통 3사로 넘어간 이용자 12만명···알뜰폰 서비스 이후 첫 순이탈
5G 서비스 제공 1~2년 늦어질 듯···개시 시점 요금 인상 불가피

5G 통신 시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5G 통신을 두고 이통 3사와 알뜰폰 업계 반응이 상반된다. 알뜰폰 업체는 5G 서비스 시점에 단말기 판매가 어려운 탓이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5G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업계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다. 반면 알뜰폰 업계는 5G 서비스 개시를 한달 앞두고 시름이 깊다. 5G 서비스 제공이 1~2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가입자 추가 이탈을 우려한다. 수익성 둔화,이용자 이탈로 고민하는 알뜰폰 업계에 5G는 어려움을 가속화하는 부정적 요인일 뿐이다. 

20일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이통 3사에 비해 한참 뒤에나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하더라도 문제다. 이통사들은 알뜰폰에 제공하는 5G망의 도매가격을 올릴 것이고 이는 알뜰폰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5G를 서비스해도 문제고, 안 하면 흐름에 뒤쳐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 이동한 이용자는 69만2352명이다. 반대로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숫자는 56만4501명이다. 알뜰폰 이용자 12만7851명이 순이탈한 것이다. 알뜰본 서비스가 시작된 후 순이탈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앞서 2016년과 2017년 각각 37만여명·7만여명이 알뜰폰으로 순유입됐다.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을 뿐더러 상황을 반전시킬 요소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통신 시장 최대 화두 5G는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알뜰폰은 이통 3사의 통신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부는 통신 서비스 경쟁 활성화를 위해 이통 3사의 망을 알뜰폰 사업자에게 도매가격에 의무 제공토록 규정했다. 하지만 5G의 경우 3G·LTE와 달리 이통 3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빌려줄 의무가 없다.

업계는 과거 사례를 근거로 5G 상용화 이후 1~2년이 지나야 알뜰폰 5G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LTE의 경우 2011년 상용화됐지만, 2년이 지난 2013년에야 의무 제공 서비스로 인정받았다. 그때까지 알뜰폰 업계는 5G와 저렴한 LTE 요금제를 내세운 이통 3사에 기존 서비스로 경쟁해야 한다. 

5G가 도매제공 의무 서비스로 지정돼도 문제다. 이통 3사의 5G망 투자 비용은 LTE 때보다 최소 10조원 늘어난 30~40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도매가격 인상과 이에 따른 알뜰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과거 LTE를 들여올 때도 일부 요금제에 대한 도매가격이 인상됐다. 이용자는 증가지만 영업 손실액도 커졌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익배분율을 기존 5대 5(알뜰폰 대 이통사)에서 5.5대 4.5로 변경했지만 2014년 알뜰폰 업계의 영업 손실액은 2013년 대비 약 57억원 늘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도매가격이 오르면 규모가 작은 알뜰폰 업체들은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요금 인상 혹은 요금을 올리지 않더라도 마케팅, 고객 대응 등에 대한 투자를 줄여나가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5G가 오랜 시간 논의됐음에도 활용 방향성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알뜰폰 업계는 자체로 사업 개발할 여력이 크지 않아 5G 이용에 대한 정부의 향후 로드맵이 간절하다.  

하창직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월마다 5G 관련 협의회를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통 3사와 정부가 5G 활용 방안을 명확히 세우고 윤곽이 나타나야 그에 맞춰 알뜰폰 업계도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 이동한 이용자는 69만2352명이다. /도표=이다인 디자이너
지난해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 이동한 이용자는 69만2352명이다. /표=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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