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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 불리는 LCC, 인력 부족에 정시성 발목 잡히나
  • 윤시지 기자(sjy0724@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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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지연 시 승무원 법정 근무시간 상한 도달···인력 교체로 지연 장기화
인력 부족 및 승무원 피로 우려···국토부 “항공사 인력 점검으로 대응할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새로운 노선을 늘리고 있지만 운항 지연 사태도 함께 빚고 있다. 일각에선 예기치 못한 지연 사태에 대비할 여유 인력이 부족해 지연 시간이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는 노선을 불리는 만큼, 폭 넓은 채용으로 인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국토부 역시 지속적인 인력 점검을 통해 지연 장기화를 미연에 방지할 것을 공언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스타항공 인천-푸꾸옥 노선의 운항 첫 날 약 7시간 운항 지연이 발생했다.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과정에서 출발이 지연된 가운데, 법정 근무시간 초과할 것이 우려되는 일부 승무원의 인력 교체가 불가피했다. 예기치 못한 정비 사유에 인력 교체가 겹치며 해당 운항편의 지연 시간은 보다 길어졌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쉬고 있는 승무원을 호출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이 부분에 한해선 여느 항공사라도 마찬가지의 문제를 겪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슷한 사유로 인한 장기 지연은 지난 2017년에도 발생했다. 2017년 12월 23일 오전 이스타항공의 인천-오키나와 운항편은 기상악화로 인해 10시간 가까이 이륙하지 못하다가 결국 대체편 없이 결항됐다. 이스타항공은 기상 악화에 이어 승무원의 법정근무 최장 시간이 초과되면서 장기 지연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고,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스타항공에게 성년 1인당 60만원, 미성년 1인 40만원 위자료 및 경제적 손해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재판부는 기상악화에 따른 운항 지연은 불가피하나, 승무원 수배는 항공사의 운영적 요소인만큼 귀책사유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승무원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항공사 측에서 승객들에게 승무원이 모두 확보될 수 있고 곧 이륙이 가능하다고 안내해 승객들을 장기간 공항에서 대기하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소송을 담당한 김지혜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는 “기상악화 상황에서 장시간 지연에 따라 승무원의 법정근무시간이 초과되었다 해도 승무원 수배는 항공사의 관리 및 책임경영 내에 있는 운영적 요소라고 판시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예기치 못한 기상악화 등 사태로 4~5시간 운항이 지연될 경우 일부 승무원 인력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한다. 항공안전법상은 운항‧객실승무원의 승무시간에 제한을 둔다. 승무시간은 비행기가 이륙을 목적으로 최초로 움직이기 시작한 때부터 비행이 종료돼 비행기가 정지한 때까지 걸리는 총 시간을 말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법적 상한은 조종사 28일에 100시간, 객실승무원 1달에 120시간 등이다. 객실‧운항승무원의 과로를 방지, 운항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법적 보호 장치로, 승무원들의 운항 스케줄은 이 법정 근무시간이 초과하지 않도록 편성된다. 

항공사들은 운항 지연에 대비하기 위해 승무원 여유인력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사유로 운항편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승무원들의 법정 근무시간이 초과하지 않도록 휴무 인력 및 결항편 인력을 투입하는 식이다. 일부 항공사들은 공항 및 자택에서 스탠바이(대기)하는 승무원 인력을 운용해 장기 지연 및 결항에 대비한다. 그러나 기상악화로 대규모 연착이 발생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선 대체 투입될 여유 인력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유 인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나 경영 여건을 고려해야 하는 항공사 입장에선 쉽지 않은 선택지다. 업계 관계자는 “지연 사태를 대비해 충분한 인력을 두고 운영하려고 하지만 예기치 못한 기상 문제로 4~5시간 이상 지연돼 법정 근무시간이 초과되는 경우는 항공사로서도 어쩔 수 없다”며 “승객 정시 운송도 중요하지만 승무원 근무시간을 준수해 운항 안전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사람이 부족한 건 승무원뿐만이 아니다. 공항 현장 일선에선 비행 당일 오전까지 조종사 배정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전언이 잇따른다. 국적 LCC 지상조업사의 한 근로자는 “운항 승무원 수급이 늦어져서 탑승 수속까지 10~15분씩 미뤄지는 경우도 발생하나, 지연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없는 걸로 안다”면서 “최근 조종사 이직이 잦자 휴무인 조종사를 대체 인력으로 투입해 운항하고 있는데 조종사 피로도가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사안이라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국적 항공사들은 올해 노선을 불린만큼 폭 넓은 채용으로 인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슷한 4000명 규모의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종사, 정비사 등 숙련 인력 공급은 여전히 한 발 더딘 상황이다. 국토부는 항공기 대당 조종사 12명, 정비사 12명을 확보하길 권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숙련 정비사, 조종사 등은 공채 외에도 상시 채용을 통해 구인하고 있다. 기장, 부기장급 인력이 여유가 많지 않은데 이직까지 겹치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들이 확보한 인력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장시간 지연사태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가 기상 상황 등 모든 부분을 예측해 운항하기 쉽지 않은데, 여기에 조종사, 승무원 법정 근무시간으로 인해 인력 교체가 맞물리면서 지연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 간혹 발생한다”며 “정부 차원에선 항공사의 인력 확보 점검을 확실히 짚고 넘어갈 계획이다. 항공사도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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