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계열 금융사 확충 나서
하이자산운용 업계 상위권···당기순익은 3년째 감소
금융권 “은행 등 판매채널 있을 시 시너지 발생”

우리금융지주 본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 본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가 지주 출범 후 첫 인수·합병에 나섰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부터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 성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예비입찰한 금융사는 우리금융과 함께 키움증권, 키움투자자산운용 컨소시엄 등 7곳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한 달간의 실사를 거쳐 내달 말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가는 1200억원대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이번 하이자산운용 인수에 가장 적극적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우리금융이 지주사로 시작했지만 우리은행 외에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가 빈약해 이번 인수를 성공으로 비은행권 계열사를 확충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하이자산운용의 규모와 사업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자산운용은 지난해 DGB금융지주가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사들인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다. DGB금융은 지난해 9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을 자회사, 손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M&A를 마무리했다. 다만 1년도 안 돼 하이투자증권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을 다시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딜로이트 안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받았다.

하이자산운용의 1월 말 현재 운용자산(AUM)은 약 11조1000억원으로 업계 23위다. 부동산, 조선 등 대체투자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매년 줄고 수익성 지표는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자산운용의 지난해 9월말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6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1% 줄었다. 하이자산운영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9월말 79억원에서 2016년 9월말 50억원, 2017년 9월말 31억원, 2018년 9월 말 26억원 등 매년 두자릿 수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이는 자산운용업계가 국내 증시 후퇴와 미국 금리인상 등 악재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자산운용사 234곳의 순이익 합계는 1655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하이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 감소세가 5배 이상 컸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의 영업 악화 이유로 펀드·일임 관련 수수료수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234개 자산운용사 중 적자 회사 비율은 전체의 40%에 달했다. 업계 수익성 지표인 ROE도 11.1%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업계는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를 확충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하이자산운용 인수는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이자산운용 순익이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대체투자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고, 은행과 같은 판매 채널을 갖출 경우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수익 하락은 인수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은행 외에 다른 계열사 확충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키움증권도 우리금융과 마찬가지로 하나자산운용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으로 알려져 두 금융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운용 업계 5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올해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등을 인수한 후 내년 이후부터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자본비율 계산 시 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자본 여력이 크지 않아 향후 1년 동안은 증권사, 보험사 등 대형 M&A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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