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의 상징···비대면 거래 90% 육박
적자 계속되는 인터넷은행···수익 구조 개선은 ‘과제’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지주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 이미지=셔터스톡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지주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 이미지=셔터스톡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지주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인터넷은행에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한 바 있다. 여기에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인터넷은행 설립 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영토에서도 4대 금융지주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출시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금융권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강화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중복됐던 어플리케이션(앱)을 대거 정리하고 앱 자체도 깔끔하고 직관적으로 개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신한금융은 인터넷은행 설립에 참여할 것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신한금융은 금융 서비스 앱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하나금융 역시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 막판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의 전략적 제휴를 유력하게 보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두 금융지주가 인터넷은행에 뛰어들면 앞서 진출한 KB·우리금융과 함께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인터넷은행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 여부와 관련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메기 역할을 하는데 어느정도 성공했지만 이를 수익 창출과 연결짓는데는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케이뱅크는 838억원, 카카오뱅크는 1045억원 손실을 냈다. 지난해(3분기 누적)에도 케이뱅크 580억원, 카카오뱅크 159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역시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인터넷은행 모두 흑자 전환 시점을 정확히 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조48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7.2%(7059억원)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4대 금융그룹의 연간 실적이 1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수익을 내기위해선 수익 구조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인터넷은행들의 사업영업은 예대업무 중심으로 기존 은행들과 중첩된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전형적인 예대업무 중심이라 후발주자는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를 보여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면서 유통과 결합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본의 세븐은행, 자동차금융을 핵심 비즈니스로 하는 미국의 앨리뱅크(Ally Bank) 등 차별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내에서 인터넷은행들의 경쟁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이 계속해서 인터넷은행 설립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디지털 혁신을 상징하는 존재가 바로 인터넷은행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금융지주 수장들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혁신을 강조해 왔다. 비대면 거래가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은행 설립인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경우 소액 대출이 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큰 수익을 내기가 구조상 어렵다”며 “여전히 큰 규모의 대출은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은행들 역시 인터넷은행으로 수익을 내는 것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디지털 혁신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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