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복귀 부담 상대적으로 적은 ‘한화건설’ 등 거론···대전공장 폭발 사태가 복귀 시점에 영향 미칠 지 대해선 분석 엇갈려

지난해 10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집행유예 상태에서 풀려나게 됨에 따라, 그의 경영복귀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선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일단 당장은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오르기는 힘들어 보이며, 비상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복귀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18일 집행유예가 만료됐다. 그는 2014년 부실 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구속이 되진 않지만 경영 일선에서의 활동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그는 집행유예 형 확정 당시 모든 ㈜한화 등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선 그가 집행유예 상태를 벗어남에 따라 당장 대표이사 타이틀 거머쥐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한화 안팎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우선 법적으로도 쉽지 않다.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의하면 금융회사 및 유죄 판결 받은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 집행유예 만료일로부터 2년간 취업할 수 없다. 이 조건에 걸리는 곳은 금융 계열사 및 ㈜한화, 한화케미칼, 호텔앤드리조트다.

법적 조건을 차치하더라도 집행유예에서 벗어나자마자 대표이사로 복귀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주주총회 등에서 오너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려는 분위기도 부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복귀 부담이 적은 비상장 계열사부터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화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집행유예 만료가 됐다고 해도 상장계열사에서 대표이사가 되려면 충족해야 할 요건들이 있는 등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이 때문에 한화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부터 복귀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화건설은 비상장계열사이면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취업금지 대상 기업도 아니다.

최근 터진 대전 한화공장 폭발사고가 김승연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 때문에 김 회장의 경영복귀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한화계열사 인사는 “사내에서도 이번 사고는 상당히 엄중히 판단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어떻게 바로 복귀하시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반대로 큰 사고가 터진 만큼 해당 사태 수습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오히려 경영복귀를 서두를 것이란 전망도 있어 속단하기 여러운 상황이다.

김 회장이 복귀하게 되면 현재 진행 중인 롯데카드 인수합병(M&A) 등도 더욱 속도를 받을 전망이다. 물론 집행유예 상황에서도 금춘수 부회장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 등을 해왔지만, 확실한 법적 지위가 주어지면 지금까지보다 더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전망이다.

한편, 다음달 열릴 주총에서 김 회장 복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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