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아세안 국가의 대외무역 현황 및 향후 발전 방향’ 보고서 발표
미중간 무역 갈등이 동아시아 지역 무역 경제협력 구조 변화 초래··“·아세안 진출 확대 위한 중장기전략 필요” 주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통상대응반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통상대응반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경제협력이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은 17일 ‘아세안 국가의 대외무역 현황 및 향후 발전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은은 “미중간 무역 갈등과 이에 따른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전략 강화로 아세안 5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무역을 통한 경제협력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세안 5국의 경우 대(對)중국 수출입이 과거와 같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은 불확실해졌다. 반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한국 및 일본과의 경제협력 관계는 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7년 아세안 5개국 수출입 대상 국가 순위 1위였다. 아세안 5개국이 중국에서 중간재, 자본재를 수입하고 반제품이나 소비재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분업 체계가 확고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 항목에 포함된 전기 전자, 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아세안의 대중 수출이 부진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내수 중심 성장전략을 강화하면서 아세안과 중국의 상호 협력 관계가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보고서는 한국 및 일본과 아세안의 경제협력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가공무역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점도 한일과 아세안 간 경제협력 확대 전망의 요인으로 봤다.

보고서는 “아세안 5국과 중국 간 협력관계가 다소 정체되면서 한국 및 일본과는 역내 분업화를 통한 경제협력 관계가 보다 밀접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중간재 및 자본재 수출을 늘리고 아세안 5국이 최종재 생산을 확대하는 수직적 분업구조가 진전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아세안 5국의 참여도가 현재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의 대아세안 무역확대에는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역할 축소뿐 아니라, 중국의 임금상승 등 영업환경 악화도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우리 정부가 중장기 전략을 만들어 무역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앞으로 역내 생산기지로서 역할이 부각될 아세안 5국과의 강화된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정책적 지원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한국의 베트남 진출 경험을 활용해 투자 등 경제협력관계를 다른 아세안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협력방식에 있어서는 아세안 우수기업과의 합작투자, 주요 국영기업의 민영화 과정 참여 등을 통해 단순 조립, 가공위주에서 기술협력 중심으로 교역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수출 전략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 내 가치사슬에서 상위단계로 발전해 감에 따라 대중 수출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며 “연구개발투자 확대를 통해 중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기술집약형 수출품의 비교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의 소비시장에 대해 중국내 전자 상거래 유통망 확충 등을 통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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