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6·12 정상회담 합의문 4개 조항 조율이 이번 실무회담의 핵심 쟁점
양국 이번 ‘하노이 합의문’에 완전한 비핵화 담을 가능성

베트남 수도 하노이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낙점되면서 양국 정상들이 묵을 숙소와 회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회담장으로 유력한 국립컨벤션센터(NCC). /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수도 하노이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낙점되면서 양국 정상들이 묵을 숙소와 회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회담장으로 유력한 국립컨벤션센터(NCC). /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미는 이번 주 추가 실무회담을 열고 구체적인 의제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까지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른바 ‘하노이 선언’에 담길 비핵화 단계별 이행 계획과 관계개선을 위한 상응조치 등에 관한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평양 실무회담에서 북한과 논의했다고 밝힌 12개가량의 의제는 북미가 지난해 6·12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4개 조항을 구체화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양측이 개별 의제들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이번 실무회담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북미는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세 차례 만났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북한은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북미는 각자의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조율하면서 합의문 초안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앞서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나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평화조약, 한반도 경제번영의 기반을 확보하는 건 먼 길이지만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6~8일 평양 실무회담에서) 북한과 12개 이상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사안에 대한 의제는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의 발언은 다음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항구적 평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유해 송환)을 언급하며 “각 조항마다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한 것과 맞물린다. 여기서 ‘12개 의제’는 4개 합의 사항에 대한 세부 조항의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와 추가 조치’ 의사를 표명했다. 또 비건 대표가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해체와 파괴를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비건 대표는 이러한 약속에는 영변 핵시설 이외의 장소까지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부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 입구 단계 조치로써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 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 동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공개 폐기와 검증, 풍계리 핵실험장의 완전한 폐기를 확인하기 위한 검증 등에 합의할 수 있을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린다.

다만 이러한 의제가 모두 합의문에 담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만 정해졌을 뿐 아직도 양측이 구체적인 일정, 합의 장소 등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입구 단계 행동은 윤곽이 잡혔지만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는 불확실하다. 미국은 비핵화 초기 이행 단계에서의 대북제재 완화 조치는 없을 것이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미국이 제시할 수 있는 상응조치는 관계개선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전향적 태도 정도로 꼽힌다.

비건 특별대표는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에 기반하고 있다”며 “이는 대량살상무기와 그 전달체, 생산체제를 모두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양국 모두 비핵화 로드맵 출구의 개념을 명확하게 한 만큼 핵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포괄적 신고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핵무력의 폐기 및 반출 등에 대한 대략적인 시간표까지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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