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난해 4분기 영업익 전년 대비 절반 넘게 감소, 롯데마트는 적자전환
업태별 매출 비율서 대형마트 계속 밀려···주력이었던 식료품 부분에서도 온라인에 추월
“결국 가격경쟁력으로 소비자 잡아야”

대형마트의 수익성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쉽게 말해 사람들이 대형마트를 ‘이전보다 덜’ 찾는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서는 아니다. 같은 기간 이커머스 등 온라인몰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온라인이 대형마트를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직접 사는 게 가장 신선한 줄로만 알았던 신선식품 판매를 온라인에서 이미 ‘너무 잘’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잘’ 할 것이기도 하다. 오프라인 매장 객수 유지가 어려워진 이유다.

지난해만 봐도 온라인이 올려놓은 매출 증가율을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업체가 까먹는 바람에 성장률이 상쇄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8년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이 6.8%는 대형마트가 까먹은 매출을 15.9% 성장한 온라인이 견인함으로써 만들어진 수치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따져도 온라인 매출이 14.3% 늘어날 때, 오프라인(편의점·백화점·SSM(기업형수퍼마켓)·대형마트)은 0.1% 뒷걸음질쳤다. 오프라인 중에서도 대형마트 감소율(-3.6%)이 가장 컸다.

실제로 전체 유통업체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산업부가 매년 발간하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온라인 커머스가 대형마트 파이를 조금씩 뺏어오고 있다. 2016년 전체 유통업태별 매출 구성비를 보면 대형마트가 23.8%였다. 이때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이커머스 매출 비중은 각각 20.5%와 8.2%를 합쳐 28.7%였다. 이미 대형마트를 훨씬 웃돌았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동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동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세는 조금씩 기울고있다. 2017년 대형마트 비중은 23.2%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온라인판매중개(이베이코리아, 11번가, 쿠팡 등)와 온라인판매(이마트몰, 신세계몰, 롯데마트몰 등) 비중은 각각 24.3%와 9.6%를 기록하며 총계 33.9%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나 성장한 것이다. 대형마트와 비중 차이가 10%p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같았다. 2018년 대형마트 매출비중은 22%로 계속해서 줄어든 것과 반대로, 온라인판매중개(26.9%)와 온라인판매(11.0%) 비중은 꾸준히 늘어 37.9%까지 커졌다. 이같은 기조가 계속되면 대형마트는 20%를 찍고 이커머스는 40%를 찍어 규모 차이가 두 배까지 벌어질 수도 있다. 허황된 전망이 아닌 것이, 온라인 상거래 거래 규모가 2020년까지 100조원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마트의 주력은 식품이었다. 냉장고가 비었다 싶으면 일단 마트를 떠올렸다. 4인 기준 가족 형태에서 주말에 마트에 가서 빈 냉장고를 채워넣는 것은 일반적인 루틴이었다. 마트의 전체 매출이 100일 때 식품 매출이 50~55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생활용품 등 비(非) 식품류를 주로 샀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고있다. 1인가구가 늘고있다. 그리고 마켓컬리, 쿠팡 등 이커머스가 신선식품 배달을 너무 잘 한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앞세운 마켓컬리가 연 매출 29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크는 데는 불과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20년 매출 12조원을 바라보는 쿠팡은 자사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로켓프레시)를 진행하고 있다. 쿠팡의 유료회원은 15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 역시 자신들의 온라인몰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굳이 마트에 가야 하는 이유”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마켓컬리는 수도권 한정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7시에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처
마켓컬리는 수도권 한정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7시에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사진=마켓컬리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의 높은 매출 상승률에 대해 산업부도 “새벽 배송 등 신선식품 배송경쟁력 강화에 따른 식품부문(25.6%)의 성장을 중심으로 모든 상품군 매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분석 자료를 보면, 밀 솔루션(+1.7%)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카테고리(신선 -2.5%, 가공 -1.1%, 홈퍼니싱 -8.2%, 퍼스널케어 -14.0%)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유통업계 전반이 힘 주는 신선식품 역시, 대형마트 품에서는 마이너스를 피할 수 없는 모양새다.

‘마트에 가지 않고서는 만날 수 없는 제품’은 이미 없다. 오히려 ‘마트에선 살 수 없는 물건’이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트에 가는 것보다 더 빨리 물건을 받아볼 수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마트에 가지 않고서는 만날 수 없는 가격’만이 경쟁력일 것이다. 이마트가 14일 실적 발표 직후 가격 경쟁력 제고를 향후 전략으로 발표한 이유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실적을 발표한 이튿날인 15일 증권사 리포들은 모두 오프라인 마트의 향후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2019년 온라인 식료품 시장 내 경쟁이 기존 예상 대비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적인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마트가 계속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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