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과 KCGI 공세에 한진그룹 비전 2023 발표
사외이사 증원에 감사위원도 설치키로

한진그룹이 주요주주인 국민연금과 사모펀드 KCGI의 공세에 경영발전 방안이 담긴 자구책을 내놨다. 배당성향을 상향하고 서울 송현동 부지를 내놓기로 했다. 또 사외이사도 증원해 지배구조 개선을 꾀하기로 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한진그룹 우선 지주사인 한진칼의 배당성향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2015년(41.7%) 이후 가장 높은 배당성향이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한진칼은 2016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고 2017년에는 3.1% 배상성향을 보였다.

한진그룹은 송현동 부지의 연내 매각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의 경우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한 고급 휴양 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만일 개발 가치가 매각 가치보다 낮을 경우 매각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감사위원회 설치도 공식화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한진칼과 한진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행 감사 1인 체제가 감사위원 3인 체제로 전환된다.

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는 있다. 국민연금과 KCGI의 요구를 어느정도 수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겉으로는 주주달래기에 나서고 안으로는 KCGI의 감사 선임 무력화를 위한 의도로도 풀이하고 있다. 감사를 선임하는 경우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지만 감사위원회를 구성해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이 감사위원 선임에 보다 더 유리해진다.

특히 KCGI가 요구했던 지배구조위원회 설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진그룹은 대신 한진칼 사외이사를 현재 3명에서 4명으로 늘려 7인 이사회 체제로 운영키로 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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