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도서 日·中과 전쟁 벌이는 삼성전자·현대차
  • 엄민우 기자(m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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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전략 통해 시장점유율 지키기 위해 ‘안간힘’···모디 총리 방한 효과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김태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편집=디자이너 김태길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빅2’ 기업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인도시장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향후 성장가능성이 밝은 인도시장에서 중국과 일본에게 밀리면 13억 시장 선점경쟁에서 완전히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꽤 오래 전부터 인도시장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할 기업은 없다고 할 정도로 시장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시장은 애플, 인도시장은 삼성이 양분하고 있다는 것이 스마트폰 시장에선 정설처럼 여겨졌다.

허나 최근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 과연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싶을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에게 1위를 탈환한 기업은 중국의 샤오미다. 시장의 절대적 강자에서 이제 1위 자리마저 뺏기는 처지가 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도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인구가 13억명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단순히 인구 수가 전부가 아니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여전히 국민 4명당 1명 꼴 밖에 안 된다. 이미 포화에 가까운 다른 시장들과 수요 잠재력이 다르다.

아직은 마진이 적은 중저가폰 위주로 팔리지만, 락인(lock-in)효과를 고려하면 일단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락인효과는 소비자가 한 번 쓰던 브랜드 제품을 친근하고 편하게 여겨 다음 제품을 구매할 때에도 같은 브랜드를 사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삼성 중저가폰에 익숙하게 해야 향후 그 사람의 경제적 사정이 나아졌을 때 삼성 프리미엄폰을 사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차에게도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실상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중국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현대·기아차에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인도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일찌감치 시장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그 덕에 시장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16% 점유율로 시장 2위(지난해 기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 뒤를 따르는 기업들은 마힌드라, 타타, 혼다, 토요타, 포드 등이다.

다만 현지 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 일본 업체들의 공략으로 점유율이 소폭 줄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아차 공장이 본격적으로 돌아가면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 20% 점유율까지는 치고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시장 공략의 주요 공식으로 현지 특성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이를 고려해 정전이 잦은 인도지역에 맞게 정전에도 영향을 덜 받는 냉장고를 현지에 출시했고, 현대차 역시 인도사람들이 터번을 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 차체를 높게 설계했다.

이에 따라 이달 인도 모디 총리 방문 소식이 전해지면서 두 기업이 그와 접촉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모디 총리 방문은 정부 관계자들보다 기업인들에게 더 큰 이벤트”라며 "미팅 잡는게 주요 이슈" 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현대차 외 우리기업들에게도 인도시장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아주협력팀장은 “이미 공략해야할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곳이 돼버린 중국이나 포화되고 있는 베트남과 달리, 인도시장은 여전히 기업들이 기회를 찾을 부분이 많이 남아 있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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