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차관급 협상단, 中 베이징서 사흘째 협상 이어가
미·중 고위급 협상단, 오는 14~15일 베이징서 합의점 찾을 가능성
전문가들 “양국 합의점 찾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차 중국을 방문한 제프리 게리시(가운데)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등 차관급 협상단이 11일(현지시간) 중국 측과 협상을 위해 숙소인 베이징의 웨스틴 호텔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협상차 중국을 방문한 제프리 게리시(가운데)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등 차관급 협상단이 11일(현지시간) 중국 측과 협상을 위해 숙소인 베이징의 웨스틴 호텔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양국 협상단은 합의문 도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차례 불발됐던 미중 정상간 만남이 재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국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진행될 미중 고위급협상에서 도출될 타결안에 관심이 모인다.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국 차관급 협상단은 13일 중국 측과 사흘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달 30~31일 워싱턴에서 고위급 협상을 통해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 합의했고 지난 11일부터 베이징에서 회담을 재개한 상황이다.

양국 간 실무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식재산권 보호와 무역불균형, 기술 이전, 관세·비관세 장벽 등 미국 측의 대중국 요구 사항을 포괄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중 실무협상과 14일 열리게 될 고위급협상은 무역협상 시한 마감 전 마지막 협상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90일 무역협상 시한’인 3월 1일을 다소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미중 무역협상 시한을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양국 정상회담 재개 의지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완성될 수 있다면 협상 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둘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게 내키진 않는다”며 “중국은 합의가 이뤄지길 몹시 원한다. 협상이 잘 풀리고 있다. 외견상 좋아 보이는 게 아닌 진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3월1일 이후에도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보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14일과 15일 베이징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 등과 고위급협상을 하면서 대립보다는 합의점을 찾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또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므누신 장관 등 미국 고위급 대표단은 협상 날짜보다 이틀이나 빠른 12일 베이징에 도착해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 모두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합의점을 찾는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는 양측 모두 경제적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 최대 40%에 이르는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면서 경제성장률이 28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중국은 내달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둔 상황이어서 미국과 무역전쟁을 해소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역시 중국산 모든 제품에 추가 고율 관세를 매기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고, 전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중국과 무역 협의를 지속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이 지난달 워싱턴에 이어 춘절(春節·중국 설)이 끝나자마자 베이징에서 무역협상을 개최한 것은 그만큼 합의를 위한 접점에 다가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과 교수는 “양측의 고위급협상을 지켜봐야겠지만, 미중 양국 모두 쉽게 물러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차재원 정치평론가는 “예단하긴 어렵지만 미중 모두 협상 시한까지 끝까지 물밑 접촉을 통해 타협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극적인 최종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시한 연장과 개략적인 초안 정도는 양국이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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