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보다 오히려 더 줄어···CEO스코어 조사결과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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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남녀 고용차별을 없애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 산하에 있는 공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은 일반기업에 비해서도 최악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시장형·준시장형 35개 공기업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원 163명 중 여성은 단 1명(0.6%)에 그쳤다고 13일 밝혔다.

유일한 여성임원은 작년 1월 LH 56년 역사상 여성 최초로 임원 자리에 오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장옥선 상임이사다. 장 이사는 1988년 LH 입사 후 주거복지처장, 도시계획처장, 산업단지처장, 경영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은 4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2014년 1.5%였던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은 2015년 1.4%, 2017년 1.2% 등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 0.6%로 1% 선도 무너졌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작년 CEO스코어가 조사한 2018년 9월 말 국내 30대 그룹 256개 사의 여성 임원 현황을 보면, 전체 임원 9727명 중 여성은 299명으로 3.1%수준이다. 2017년 공기업 여성비중인 1.2%의 2.6배, 지난해 여성비중인 0.6%의 5.2배다. 이런 가운데 정부 정책을 선도해야 할 공기업이 민간기업보다 오히려 뒤처진 셈이다.

공기업 전체 여성 임직원 비중은 최근 5년 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4년 12.1%에서 2015년 12.7%, 2016년 13.2%, 2017년 13.6%, 지난해에는 16.6%까지 치솟았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과 한국마사회의 경우 여성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두 기관 모두 여성 임원은 전무했으며 1급 직원도 GKL이 1명, 한국마사회는 아예 없었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중이 급감하는 전형적인 유리천장 구조가 나타나는 셈이다.

낙하산 인사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것으로 분석됐다. GKL의 경우 이기우 전 사장을 포함해 2005년 설립 이후 거쳐 간 5명의 사장이 모두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임원 중에서도 지난해 11월 신규 선임된 송병곤 상임이사가 GKL 업무 분야인 관광 및 카지노 관련 경력이 없음에도 선임돼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송 상임이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설립한 법무법인 부산의 사무장을 지낸 인물이다.

여성가족부는 이와 관련 2017년 11월에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으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교원, 군인, 경찰 등 공공부문 각 분야에서 2022년까지 달성할 여성고위직 비중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골자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여성 임원의 경우 2022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이 0.6%에 그치면서 이 같은 목표는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맞비교 가능한 28개 공기업 중 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제외한 25개 공기업(89.3%)은 최근 5년간 여성 임원을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LH는 2018년, 코레일과 광물공사는 2014~2015년에 여성 임원이 각각 1명씩 근무했다.

임원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1급 직원 여성 비중도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 1급 직원은 총 1582명으로 이 중 여성은 1.3%인 20명에 그쳤다.

공기업 중 절반이 넘는 21곳은 1급 직원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한전KPS는 1급 직원이 95명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여성은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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