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제철 비정규직 산재 절반이 ‘공상’···“암암리 산재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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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제철 비정규직 산재 절반이 ‘공상’···“암암리 산재은폐” 의혹
  • 김성진 기자(star@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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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 2017~2018년 당진 제철소 산재 첫 통계···2년간 134건 산재 발생, 이 중 65건은 산재보험 아닌 원·하청업체 비용으로 ‘공상’ 처리해
공상 처리된 65건 중 23건은 8일 이상 노동손실 발생 상해인 ‘중경상’···공상 처리 법적 요건은 ‘재해 수준이 3일 이내 요양 통해 치유될 경우’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간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에서 총 134건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가 산재 관련 통계를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산재 2건 중 1건은 산재보험이 아닌 공상(원·하청업체 비용으로 처리)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시사저널e가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에서 67건의 산재가 발생했다. 2017년에도 마찬가지로 67건의 산재가 일어나 2년 동안 모두 134건의 산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2018년간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근로자 산업재해 통계.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지난 2017~2018년간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근로자 산업재해 통계.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전체 134건의 산재 중 절반 수준인 65건은 산재보험이 아닌 ‘공상’으로 처리됐다. 공상은 사업주가 산재를 당한 근로자에게 민사상 합의를 통해 보상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장이 산재법에 적용을 받지 않거나, 재해 수준이 3일 이내 요양으로 치유될 수 있는 경우에는 공상 처리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3일 이상의 휴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고용노동부에 신고 없이 공상처리 한다면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산재은폐 문화를 근절하고자 지난 2017년 10월 산재은폐에 대해 형사처벌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에서 지난 2년간 공상처리된 산재 중 23건이 ‘중경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경상은 통상적인 분류로 8일 이상의 노동손실이 발생할 정도의 상해를 뜻한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산재를 은폐하려 산재보험이 아닌 공상으로 처리하는 일이 암암리에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가 2018년 11월 8일 발표한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에는 산재은폐에 대한 사례가 인터뷰 형식으로 실려 있다. 국내 철강업체 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협력업체가 산재건수가 많으면 불이익을 준다. 원청이 도급계약을 연장을 안 해준다거나, 도급계약에서 낮은 점수를 매긴다. 그렇기 때문에 산재를 많이 은폐한다”고 했다.

현대제철의 산재은폐 논란은 예전부터 불거졌다. 고용부는 지난 2014년 근로감독 결과 현대제철이 2011∼2013년 사이 당진 제철소에서 발생한 산재 20건을 은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산재와 공상처리는 회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며 “이 통계는 협력업체 통계기 때문에 현대제철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3일이상 요양하는 부분에서는 산재신청 할 수 있다. 근로자가 특별한 상처 아니면 공상 처리하더라도 산재 준해서 보상을 한다”면서 “은폐하려 해도 은폐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발생형태로는 협착이 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충돌 및 접촉이 31건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다음으로 전도 29건, 추락 13건, 낙하 11건, 고온접촉 10건, 기타 2건 등 순이었다. 재해 정도로 구분하면 중상해가 1건, 중경상이 80건, 경상 34건, 경미재해 19건으로 파악됐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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