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 ‘법적 시한’ 2월에도 난항···‘패스트트랙’이 구원자 되나
선거제 개혁, ‘법적 시한’ 2월에도 난항···‘패스트트랙’이 구원자 되나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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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야당·시민사회 국회 합의 안될 경우 패스트트랙 요구
민주당 의지 달린 패스트트랙, 데드라인은 3월초
지난 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현안 논의와 관련해 회동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현안 논의와 관련해 회동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선거제 개혁이 내년 4월 총선 적용을 위한 법적 시한이 2월임에도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 3당과 시민사회는 국회 합의가 안 될 경우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민주당 의지에 달린 패스트트랙 데드라인은 3월초다.

야 3당 대표의 단식과 농성 등으로 여야 5당은 지난 1월 임시국회서 선거제 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결국 어겼다. 2월에도 선거제 개혁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여야 합의는 진전이 없다. 2월 임시국회는 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 연령 인하를 논의하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 적용을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 합의 처리 법적 시한은 2월 임시국회가 마지막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는 내년 총선 4월 15일 1년 전인 올해 4월 15일까지 국회의원 지역구를 확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선거구획정위)는 총선 13개월 전인 올해 3월 15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의장에 제출해야 한다. 선거구획정위가 선거구 획정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야가 2월 안에 선거제 개혁안을 합의해야 한다.

이에 선거구획정위는 정개특위원장인 심상정 위원장 앞으로 오는 15일까지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 기준을 확정해달라고 촉구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2월까지는 국회서 합의를 해야 한다. 그래야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구 획정 작업을 3월 15일 전까지 마무리해 국회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현행법을 어기고 총선 직전 선거구 획정을 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2월이 넘어가면 총선 준비로 현실상 선거제 개혁 논의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럼에도 선거제 개혁을 위한 국회 논의는 멈춰있다. 선거제 개혁에 소극적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 김태우-신재민 특별검사제 도입 등 정쟁으로 국회가 멈췄다. 여야는 2월 국회 일정을 합의하지 않고 있다. 정개특위도 선거제 개혁을 논의할 소소위 일정을 잡지 못했다.

이에 일부 야당과 시민사회서는 선거제 개혁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은 소관 상임위, 법사위 심사를 생략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본회의로 직행할 수 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0일 “정개특위를 당장 열어서 선거제 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려야 한다. 국민도 정치혐오에 머무르기보다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지난해 12월 26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합의도 뒤엎으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못 하겠다고 하면 박주민 민주당 의원 안을 패스트트랙이라도 걸어 한국당을 압박하는 수단까지 검토해야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국회 모든 당의 선거제 개혁 합의가 어려울 경우 패스트트랙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전국 57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왜곡된 정치제도의 수혜자라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끝끝내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며 “국회는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 기한을 고려해 1월까지 국회 정개특위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만일 모든 정당의 합의가 어렵다면 정개특위 자문단의 권고안을 반영한 법률안을 패스트트랙을 통해서라도 진행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제 개혁 관련 법안은 늦어도 올해 3월초까지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야 내년 총선에서 적용할 수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최대 330일 이후 본회의에 상정되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내년 1, 2월 중 선거제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선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직전에 선거구가 획정되면 유권자는 자기 선거구가 어디인지, 어떤 후보가 나올지 그만큼 미리 알 수 없어 혼란을 겪는다. 선거일 120일 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도 혼란을 겪게 된다”며 “법으로 정해진 절차대로 국회가 2월까지 선거제 개혁을 합의하는 것이 모두에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야 3당 간 선거제 개혁 방안에 차이가 있고, 한국당은 자체 안마저 내지 않았다. 선거제 개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의원 정수 300명 현행 유지에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의 연동 수준을 낮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안으로 내놨다. 야 3당은 의원정수를 330석으로 늘리고,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영하는 선거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한국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도 이달 27일 예정돼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5분의 3의 동의를 받아야 추진할 수 있다. 민주당의 동의가 필수다.

민변 사무차장 김준우 변호사는 “2월이 선거제 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그러나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안 당론이 없어 문제다”며 “선거제 개혁에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의 태도도 아쉽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이 나서면 선거제 개혁에 힘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통령이 보여주는 의지도 불만족스럽다”며 “국민적 여론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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