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첫 쟁의행위 돌입
수평적인 소통문화 복원이 목적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행동 돌입을 선포하고 있따. / 사진=변소인 기자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행동 돌입을 선포하고 있따. / 사진=변소인 기자

높은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한 네이버 노조가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정보기술(IT)업계 최초로 노동조합을 설립한 네이버가 IT업계 최초로 오는 20일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행동 돌입에 대해 선포했다. 그동안 진행된 교섭 경과와 쟁의행위 투표에 대해 발표하고 앞으로의 쟁의행위 방향과 공동성명 단체의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공동성명은 오는 20일 본사 1층 로비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첫 공식 쟁의행위를 선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행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공동성명은 ‘소통’을 목적으로 구성된 조합답게 이번 주에 조합원들과 직접 만나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 상의해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쟁의행위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수위를 높여가면서 연속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3월 말에는 IT업계와 상급단체인 화학섬유식품 노조 산하의 노동조합들과 연대한 대규모 쟁의행위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파업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상희 공동성명 사무장은 “노조원들은 회사를 가장 사랑하는 이들이다. 서비스가 멈추가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것을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파업을 원하는 이들은 없다”며 “여러 쟁의행위를 할 텐데 지금같이 변화가 없다면 그때는 파업을 저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사측이 밀어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쟁의행위는 조합원들의 아이디어로 이뤄질 예정이다. 새로운 모습의 쟁의행위가 될 수도 있고 기본에 충실한 쟁의행위가 될 가능성도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진정을 준비하거나 진행한 상황은 없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상희 공동성명 사무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1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상희 공동성명 사무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공동성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수평적인 소통문화의 복원이다. 수평적인 소통이 이뤄져 경영진이 견제를 받게 되면 자연스레 투명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다. 공동성명은 사내에서 그런 선순환을 이뤄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오세윤 공동성명 지회장은 “노동조합 설립은 노동자라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리지만 네이버 경영진 중 누군가에게는 노동조합 설립이 억장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네이버 경영진은 인센티브 지급의 객관적 근거만이라도 알려달라는 요구조차 듣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는 이해진 네이버 총수를 겨냥한 말이다.

오 지회장은 이어 “이해진 총수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이지만 네이버 경영진의 노동 3권에 대한 인식은 글로벌 수준에서 한참 동떨어져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어김없이 풍선이 등장했다. 노조원들은 초록색 후드 집업을 착용하고 초지일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으로 ‘투명하게 소통하자’는 구호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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