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공룡은 건강히 태어날까
  • 김성진 기자(star@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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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 시 압도적 수준의 세계 1위 조선사 탄생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수주잔량의 5분의 1 독식
경쟁국들 승인 필요한 기업결합심사는 변수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살림을 합친다는 소식에 세계 조선업계가 들썩였다. 조선업이 불황이라지만 세계 1위와 2위 업체 간 합병은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번 합병이 현실화하면 압도적 수준의 세계 1위 조선사가 탄생한다.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국내조선업이 이번 빅딜을 통해 회복을 가속화할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은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조선통합법인 신설을 통해 이뤄진다. 산은은 신설회사에 대우조선 지분 전량을 현물로 출자하고, 신설 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을 인수한다. 새 법인 아래에는 대우조선과 함께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네 개의 자회사가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 시 물리적 규모 면에서 비교 대상 없는 외형을 갖추게 된다. 수주잔량만 놓고 보면 세계 수주잔량 5분의 1을 독식하는 수준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1위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잔량은 1114만5000CGT로 13.9%의 점유비중을 차지한다. 대우조선해양의 584만4000CGT(7.3%)의 수주잔량을 더하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비중은 21.2%에 달한다.

이번 합병은 외형뿐 아니라 기술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와 방위산업 부분에서 다소 앞선 기술력을 갖춘 만큼, 사업분야 분할‧통합 작업을 통해 효율성 증대가 예상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무엇보다 설계와 개발 부분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이 현실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국내에선 매각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보유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작부터 현대중공업과 딜 구조까지 협의해 사실상 단독 협의로 진행했다. 통상 매각 형평성을 위해 공개경쟁 방식을 취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단독 진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매각구조가 복잡해 비공개로 매각을 진행했다는 산은의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선 경쟁국들이 벌써부터 경계하는 분위기다.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은 새로 탄생하는 공룡 조선사가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수주를 흡수할 것을 우려한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에서 경쟁국들이 추후 반대표를 행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다. 법률상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규모가 3000억원을 넘는 회사는 기업결합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업체 결합에 따른 독점과 효율성 등을 따진 후에 결합을 승인해준다.

국내 기업 간 합병도 해외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을 거둔다면 해외 국가들의 승인도 필요하다. 한 국가라도 반대표를 던진다면 인수합병이 불가능하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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