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인기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등장
최근 모바일게임 인기 등으로 어려움 겪어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전국 PC방 배틀 현장 모습. /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 배틀그라운드' 전국 PC방 배틀 현장 모습. / 사진=카카오게임즈

게이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놀이 공간이 있다. 바로 PC방이다. 1990년대 초반 ‘넷카페’로 출발한 PC방은 1998년 ‘스타크래프트(스타)’ 출시와 초고속 인터넷 등장 등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특히 스타는 블리자드 특유의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함께 높은 게임성으로 단숨에 국내 유저들을 사로잡았다. 아울러 PC방 문화 형성에도 큰 기여를 했다. 스타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자 1997년 외환위기 사태를 겪으면서 쏟아져 나온 실직자들은 소규모 창업으로 PC방을 선택했고 이후 전국에 PC방이 차려지게 된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기자 역시 수업을 마치고 매일 PC방에서 친구들과 스타 게임을 즐기곤 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바람의나라’ 등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PC방 시설은 지금과 상당히 달랐다. 어두운 조명에 굉장히 두꺼운 CRT 모니터, 볼 마우스 등이 PC방을 상징하는 요소였다. 아울러 PC방 한 켠에는 CD 패키지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 PC방은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디아블로’,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와우’, ‘아이온’ 등 지금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이 이 시기 등장했다. PC방 장비들도 LCD 모니터, 광마우스 등으로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대형 프렌차이즈 PC방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PC방의 변신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무인계산기의 등장과 더불어 일부 PC방에서는 웬만한 음식점 못지 않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게임을 하다 배가 고파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앉은 자리에서 다양한 먹거리 메뉴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PC방을 방문하는 여성 유저들도 크게 늘었다. e스포츠 흥행과 더불어 게임이 대중문화로 자리매김 하면서 게임을 하는 여성들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어둡고 답답해 보이던 인테리어도 밝고 깔끔한 이미지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일부 PC방의 경우 카페 못지 않은 인테리어를 자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PC방의 미래가 마냥 밝은 것은 아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소규모 PC방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물가는 크게 올랐지만 PC방 이용 요금은 여전히 시간당 1000원 안팎이다. 사실상 먹거리 판매로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12년을 전후해 모바일게임이 크게 성장하면서 PC방을 찾는 유저들의 발길은 점점 뜸해지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PC방 숫자도 크게 줄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PC방 수는 2016년 기준 1만655곳이다. 이는 2001년 2만2548곳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절반 가량 줄어든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 앞으로도 PC방은 계속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많은 유저들이 PC방에서 친구 혹은 연인과 게임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PC방 스스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앞으로도 PC방이 대한민국 게이머들의 추억의 공간이자 놀이 공간으로 계속 존재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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