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협주,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가파른 상승세
지난해엔 정상회담 결과 실망감에 주가 급락
"남북 경협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결과가 중요"

한동안 잠잠했던 남북 경제협력(경협) 테마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제 2차 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윤곽이 나오면서 한반도에 훈풍이 불 가능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주가 지난해 제 1차 북미 정상회담 실망감에 크게 출렁였던 점을 비춰볼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인 경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론이 나올 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남북 경협주들이 최근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강산 사업 관련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일과 7일 각각 6.76%, 3.8% 상승했다. 대북 건설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건설 역시 같은 날 각각 3.7%, 0.78% 올랐다. 시멘트 관련 업종인 아세아시멘트는 5.1%, 4.1% 올랐고 방사성폐기물 처리 관련 종목인 오르비텍은 15.62%, 16.14% 급등했다. 이달 8일에는 숨고르기에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이 혼재된 모습이었다.  

남북 경협주의 최근 상승세 배경에는 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자리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 시간) 새해 국정연설에서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 실무협상단 역시 지난 6일부터 북한에서 협상을 진행하면서 의제를 조율했다. 일각에서는 종전 선언, 대북 제재 완화 등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비핵화 반대 급부로 북한의 경제적인 보상을 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한국 기업들의 북한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에 건설사 일부는 이미 TF(태스크포스)를 조직 하는 등 남북 경협 가시화를 대비하고 있을 정도다. 이밖에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개 등 다른 종목들에 대한 실제적인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경협주에 투심이 몰렸다.

다만 지난해 한반도 이슈에 따라 주가가 출렁였던 점을 감안하면 경계감은 필요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경협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경협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데다 실제적인 경제 협력으로 갈 수 있는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지 않은 탓이었다. 이후에도 북미 관계가 더 나아지는 모습이 나오지 않으면서 경협주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 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 7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보고서를 내고 “만약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사찰을 받아들이고,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면 곧바로 남북 관계, 특히 경제협력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중단된 개성공단의 재가동에 이어 금강산 관광, 남북 철도 연결, 문화인도적 교류 등이 동시에 진척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HTS
현대엘리베이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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