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및 인지도 끌어올리는 효과 극대화하기 위한 일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 일정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한 듯합니다. 애당초 정했던 날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겹쳤기 때문인데요. 어차피 정상회담에 함께 참석할 것도 아니고 별 상관관계도 없어 보이는데, 왜 일정을 고민했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전당대회 흥행에 영향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전당대회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몸값을 올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선 오세훈, 황교안, 홍준표 등 야권 인사들이 당권을 놓고 승부를 펼칠 예정입니다. 전당대회 전 서로 경쟁하는 모습과 승리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면 당권을 잡은 사람의 인지도는 물론, 나아가 정당의 지지율도 소폭 상승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를 컨벤션 효과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방송과 포털뉴스는 온통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질 것입니다. 아니, 전당대회가 있기 전부터 아마 북미정상회담이 주요 이슈로 매일 뉴스를 뒤덮을 것이고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소식은 본인들만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있겠죠? 그렇게 되면 컨벤션 효과는커녕, 사람들이 누가 당권을 잡았는지에 대해서조차 관심을 크게 안 기울이게 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에게, 특히 대선 등 큰 꿈을 품은 인물들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것은 잊혀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대선을 준비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걷는다고 해도 가끔씩은 존재감을 알려줘야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가 있죠. 가뜩이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야당은 집권당보다 주목을 덜 받기 마련인데, 당권 잡는 주요 행사조차 흥행이 안 되면 상당히 속이 쓰릴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 일정을 고민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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