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 지난해 1~11월 누적 화물실적 125만7828톤, 2015년 대비 28%↑
대한항공 화물기 23대로 2년새 8대 감소
전문가 "국내 화물운송시장서 외항사 영향력 커질 것"

국내 항공운송시장에서 외항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외항사들은 지난 몇 년 간 급증하는 국내 항공여객 수요를 적극 공략한 데 더해, 화물실적 또한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외항사들의 화물실적 점유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화물실적 1위 업체인 대한항공이 점차 화물사업 규모를 줄이는 탓이다.

8일 국토교통부가 발간하는 항공시장동향 지난 4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항사들은 국내 항공시장에서 국제선 화물운송 실적을 크게 늘려왔다. 외항사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실어 나른 화물은 총 125만782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4년 전인 2015년 98만1274톤과 비교하면 28%나 규모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화물 실적이 321만6779톤에서 381만5505톤으로 18.6%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외항사의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인터라인을 통한 장거리 운항에 나서고 있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인터라인을 통한 장거리 운항에 나서고 있다. / 그래픽 = 조현경 디자이너

 

앞으로 외항사들이 항공화물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기반도 마련됐다. 인천국제공항은 화물처리 기준 세계 3위 공항이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통과한 화물은 292만톤에 이른다. 이는 전년 대비 7.6% 증가한 수준으로 인천공항의 화물 처리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외항사들의 화물 실적 성장은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비중 축소와도 연관이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대한항공의 항공기 보유대수는 23대로, 2017년 31대와 비교하면 2년 만에 8대나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한항공의 누적 화물실적은 총 147만9416톤이다. 전년과 비교해선 실적이 0.6%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전체 화물 실적이 3.9%나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축소는 의의가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기를 늘리는 동시에 화물기는 줄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전문 화물운송업체가 아닌 이상 화물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화물운송은 여객의 운임처럼 명확한 요금체계 없어 협상을 바탕으로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화물실적 규모 확대가 직접적인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진 않는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여객항공사들이 화물운송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대한항공이 화물 부분 축소에 들어간 지 3년이 됐다. 세계적으로 화물운송 시스템이 변화하는 양상이다. 메이저 항공사들은 전용 항공기 운용을 줄이고 있고, 대신에 전문화물기 운용 업체들이 시장을 계속 키워오고 있다”며 “일반 항공사들은 일명 ‘콤비’라 부리는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하는 방법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대한항공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외항사들이 국내 화물운송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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