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우려·경제성장률 둔화에···동결 결정

7일(현지시간)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Bank of England)은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영국 경제는 합의 없는 (유럽연합) 이탈에 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Bank of England)은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영국 경제는 합의 없는 이탈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영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와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기준금리 동결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Bank of England)은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동결은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9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금융 시장에서는 이번 MP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다음달 말로 다가온 브렉시트 효력 발생 시점을 앞두고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영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별도의 합의 없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가 기업들의 투자와 가계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영국 경제는 합의 없는 (유럽연합) 이탈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은 현재 유럽연합과 브렉시트 이후 관계 정립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브렉시트 관련 수정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지만 사실상 영국내 의견 조차 통합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기준금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진행된 2016년 6월 0.25%까지 하락한 뒤 2017년 11월 0.25%p 인상됐다. 이어 지난해 8월 0.75%로 상향 조정됐으나 이후 진행된 통화정책위원회에서는 동결 결정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의 성장세가 정체됐다는 점도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을 지지했다. 영국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3개월 대비 0.3%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분기별로는 3분기 0.6%였던 영국의 GDP 증가율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로 1.2%를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전망치 1.7%에 비해 0.5%p 낮아진 수준이다. 영란은행은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모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내외 우려 속에 영란은행은 보유채권 비중에 대해서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 조정과 함께 채권을 사고 팔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조절한다. 영란은행은 현재 4350파운드 가량의 국채와 100억 파운드 규모의 비금융회사채 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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