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내 수정안 내놓기 어렵다에 무게···국내외 증시 충격 가능성 부각

영국이 한주 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수정안을 제시하기로 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망은 밝지 못하다. 이에 영국이 아무런 대안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외 증시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영국이 한주 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수정안을 제시하기로 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망은 밝지 못하다. 이에 영국이 아무런 대안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외 증시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영국이 한주 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수정안을 제시하기로 했지만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에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내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기한내 수정안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이에 영국이 아무런 대안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외 증시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 영국 측은 EU에 브렉시트 수정안을 제시하기로 한 가운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 고위급 인사들과 접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내에서 대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총리가 외부에서 시간 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행보다. 다만 EU 인사들은 브렉시트와 관련해 재협상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망이 밝지 못하다.

영국 의회는 지난달 29일 브렉시트 관련 수정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다. 가결된 내용은 백스톱(안전장치)을 수정한다는 내용과 노딜 브렉시트를 영국이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가운데 노딜 브렉시트 거부는 영국이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효력이 없는 안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백스톱 관련 내용을 제외하면 지난달 15일 영국 의회 투표 부결 이후 사실상 영국내 의견 조차 통합하지 못한 셈이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효력이 발효되는 시점은 오는 3월 29일이다. 이 시점까지 영국과 EU가 향후 관계에 대한 합의에 성공하거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브렉시트는 자동으로 시행된다. 영국 뿐만 아니라 EU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국 의회에서는 이미 대안을 마련하고 협상에 들어갔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나오지 못하면서 증권가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영국이 유럽연합과 향후 관계를 정립하지 못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먼저 영국 국가 신용등급을 비롯한 현지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하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6일(현지시간)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했다. 노딜 브렉시트로 관련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하고 이는 위기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S&P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위험은 여전히 높다노딜 브렉시트로 이어지고 이 결과가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경제적 혼란을 야기한다면 신용등급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및 현지 기업의 자금 사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금융 시장이 경색되는 것만으로도 국내 증시는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이미 브렉시트 관련 이슈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다만 이전까지는 브렉시트 향후 경과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확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충격의 규모가 다르다. 노딜 브렉시트는 지금까지 거론되던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상황이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2016년 진행된 브렉시트 국민 투표 당시와 마찬가지로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 채권 수요가 늘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할 전망이다. 동시에 위험 자산인 증시에서 자금이탈이 가시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별다른 조치 없이 브렉시트 데드라인을 넘기는 경우 불확실성이 크게 확산될 것이라며 영국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2016년 브렉시트 투표 당시와 같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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