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저하···“인력감축·비이자이익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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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저하···“인력감축·비이자이익 높여야”
  • 이용우 기자(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2.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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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동산 한파에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 22개월 만에 최저
작년 은행권 비이자이익도 정체 보여
은행권 “해외진출 강화, 인력·지점 줄여 업무 효율성 높여야”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가계대출 영업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마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아 가계대출 증가세 저하 현상이 지속되면 은행 수익 증가율도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거래가 가장 많은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기준으로 571조3798억원 기록했다. 전달보다 1조153억원 늘었다. 하지만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12월 증가폭인 4조161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이 증가폭은 2017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은행권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정부가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을 세우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주택 관련 대출 잔액 증가폭은 전달(4조234억원)과 비교해 40%가량 줄어든 2조3678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이 1857건으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해 1월에 비해 80% 이상 크게 하락한 탓이다.

개인신용대출 잔액도 1조1316억원이나 감소했다. 개인신용대출은 연말, 연초에 기업의 성과급 지급 등으로 직장인들이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을 상환하는 특수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1월에도 신용대출 잔액이 9403억원 줄어들었다. 

금융권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폭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가 계속되면서 은행의 대출 심사도 여전히 까다로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월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국내 은행이 전망한 대출태도지수는 -8이다. 지난해 4분기(-18)보다 낮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완화하겠다고 응답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이 기간의 가계일반 대출태도 지수는 -13을 기록했다. 가계주택 대출태도 지수는 -20을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3)보다 높았다. 한은은 은행권의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일반대출 심사가 모두 강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 대출 리스크 확대 등으로 이자이익에 기댄 은행 수익성 확대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비이자이익 증대, 해외시장 진출로 국내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7477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2% 증가했다.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16조7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늘어난 것과 비교해 해외수익 증가율이 더 컸다. 

반면 비이자이익 증가는 더딘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은행권의 비이자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었다. 

은행들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에도 나섰다. 올해 5대 시중은행의 희망퇴직 인원은 2000여명에 달했다. KB국민은행의 이번 희망퇴직으로 615명이 퇴사했다. NH농협은행은 597명이 떠났다. 신한은행은 235명이 퇴직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희망퇴직 인원을 각각 400명, 241명으로 확정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희망퇴직을 독려하는 분위기인 만큼 은행권 감원 바람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디지털금융 확대로 불필요한 지점과 인력의 감축 필요성이 커졌다. 은행마다 대면 거래 서비스를 줄이면서 은행 영업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금융투자부
이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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