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핵시설 폐기·美 상응조치 협상···2차 정상회담 선언문 초안 마련
북미 실무협상 장소, 판문점 유력···전문가들 “실무협상 통해 북미 이견차 조율할 것”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1월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 사진=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1월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주 초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표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 등에 대한 구체적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실무협상 채널도 본격 가동되면서 2차 핵담판 준비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해외 주요 외신은 지난 1일 비건 특별대표는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대사와 만나 후속 회담을 갖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진전시킬 후속 조치, 그리고 북미 정상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모든 약속에 대한 추가 진전을 이뤄내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의 협상에선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 선정과 공동선언문 등의 합의문 초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미국 측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부는 북미 실무협상 장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판문점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쏠린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실무협상도 판문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에도 북미 실무팀 간 비슷한 방식으로 실무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대표가 4일쯤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만날 것 같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와 날짜를 다음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말하면서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해 합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곧 발표할 것이다. 다음주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회담 장소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특정 장소로 갈 것”이라며 “여러분 대부분 그 장소가 어딘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대단한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담 장소는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된 베트남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무협상에선 미국의 핵 리스트 신고 입장과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요구가 어떤 식으로 접점을 찾을지도 관건이다.

비건 특별대표는 31일 북한 관련 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이 작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를 약속했다고 밝히면서 “비핵화 과정이 최종적으로 되기 전에 포괄적인 신고를 통해 미국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체 범위에 대해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핵심 핵·미사일 시설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접근과 모니터링에 대해 북한과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핵분열성 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 및 다른 WMD 재고에 대한 제거 및 파괴를 담보해야 한다. 모든 것은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요소들을 마련하는 데 필수적인 로드맵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2차 회담 핵심 의제인 비핵화-상응조치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데 양국은 2차 정상회담에서 보다 진전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2차 정상회담 전까지 양국은 실무접촉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할 것이다. 미국은 구체적인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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