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긴축 우려 완화···펀더멘털 개선 확인은 필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감속 행보를 보이면서 벌써부터 2월 증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부담이긴 하지만 통화정책으로 인해 시중 유동성 축소될 것이라는 부담에서는 한숨돌렸다는 평가다. 다만 2월 증시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업 펀더멘탈 확인이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감속 행보를 보이면서 벌써부터 2월 증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부담이긴 하지만 통화정책으로 인해 시중 유동성 축소될 것이라는 부담에서는 한숨돌렸다는 평가다. 다만 2월 증시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업 펀더멘탈 확인이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감속 행보를 보이면서 벌써부터 2월 증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부담이긴 하지만 통화정책으로 인해 시중 유동성 축소될 것이라는 부담에서는 한숨돌렸다는 평가다. 다만 2월 증시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업 펀더멘탈 확인이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일제히 과거 금융 위기 이후 급격히 완화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여기에 성명서에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등장시키면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낮췄다.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올해 상반기 중에는 추가 금리 인상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 연준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면서 지난해까지 금리인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FOMC를 기점으로 이 같은 기조에 분명한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양적긴축보유자산 축소에 대해서도 계획을 변경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며 입장 변화를 나타냈다. 보유자산축소는 양적긴축(QT)으로 중앙은행이 보유자산을 시장에 내다팔면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형식의 통화 긴축 정책이다. 따라서 양적긴축 측면에서도 연준은 긴축 행보에서 방향을 전환한 셈이다. 

미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에서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유럽 중앙은행(ECB)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진행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제로금리(0%)로 동결했다. 그러나 최근 벨기에 브뤼셀 유럽 의회의 경제통화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양적완화(QE)를 다시 실시할 수 있다는 언급을 내놨다. 

양적완화는 양적긴축과 반대로 중앙은행이 시중에서 자산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한다. 따라서 금리를 낮추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ECB는 CB는 지난해 12월까지 4년간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채권 2조6000억유로(약3318조원) 어치를 시중에 공급했다. 지난해 양적완화를 마무리 지으면서 긴축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과 이후 이어진 양적완화 재개 가능성 언급으로 속도 조절을 확인한 셈이다.

일본 역시 지난달 23일 진행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1%로 동결했다. 동시에 현재 진행중인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은 유지하기로 했다. 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까지 포함하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모두 한숨 돌리는 상황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모두 긴축에서 한발 물러나자 2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통화정책과 증시 간의 영향을 단순화하기 어렵지만 시중 유동성 축소는 증시를 비롯해 대부분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은행들의 긴축행보가 잠시 멈춘다는 점만으로도 우호적인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 

시중 유동성에 한숨 돌리는 가운데 외국인 수급 역시 우호적이란 평가다. 외국인은 지난 1월 국내 증시 회복의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월 한달 동안 코스피에서만 4조원 가량을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1월내 증시가 열렸던 22거래일 가운데 18거래일을 순매수로 대응했다. 최근에도 지난 1월 24일부터 연휴 직전인 지난 1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 중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월 증시 기대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회복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도 기업 실적이 부진에 부진을 거듭한다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국내 상장사들은 대부분이 경기 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말까지 지난해 4분기 연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107곳 가운데 69개 업체가 시장전망치(컨센서스)에 미달하는 성적을 내놨다. 1분기 실적 전망에서도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를 받은 코스피 상장사 60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7조9562억원으로 예상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9% 감소할 전망이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환경 개선만으로 신흥국 전반의 자산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펀더멘털 개선 등에 따라 자산가격 회복이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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