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류허 통해 무역전쟁 조속 합의 희망 뜻 전달
2월 중순 중국서 추가 고위급회담···3월1일 이전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 3월1일까지 합의 안되면 관세율 25% 인상하는 방안 재확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와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를 각각 대표로 하는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양국간 무역전쟁 타결을 위한 담판을 벌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AFP)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와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를 각각 대표로 하는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양국간 무역전쟁 타결을 위한 담판을 벌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AFP)

미국과 중국 협상대표단이 지난 30일~31일(현지시간)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을 방문한 류허(劉鶴) 부총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역분쟁의 조속한 합의를 희망, 무역협상 마감 시한인 3월1일 이전에 미·중 정상회담을 통한 합의 가능성을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무역협상단이 2월 중 중국을 방문할 것이다. 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최종담판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1일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중 양측은 이번 협의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문제를 매우 중시하면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동의했다. 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무역 불균형과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 장벽, 서비스업, 농업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특히 통신은 이 가운데 무역 불균형과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에 중점을 두고 솔직하며 구체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해 중요한 단계적 진전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번 무역협상 의제에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방식 ▲중국 내 지식재산구너 보호 ▲중국의 관세·비관세 장벽 ▲중국의 산업정보 사이버 절도 ▲수출보조금, 국영기업 등 중국의 시장 왜곡과 그에 따른 과잉생산을 포함했다.

또 ▲미국 공산품·서비스·농산물의 중국 진입을 제한하는 시장진입 장벽과 관세의 제거 필요성 ▲미중 교역 관계에서 환율의 역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 감축도 의제로 명시됐다.

중국은 미·중 무역 균형을 위해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공업 완제품, 서비스 제품의 수입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국은 개혁 개방이라는 큰 틀에서 공정한 시장 경쟁 환경을 만들자는 미국 측 요구에 적극 응하기로 했다. 양측은 협상에서 합의한 각종 조치를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쌍방향 실시체제를 세우기로 하고 기본 요점에 대해 원칙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이번 고위급협상에서는 저작권을 비롯한 좁은 범위의 지식재산권 이슈에서 입장차가 좁혀졌을 뿐 중국의 산업·통상정책을 개혁하는 구조적인 이슈에서는 별다른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일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단을 만나 “중국과의 협상이 그리 작은 것은 아니다. 이것은 매우 큰 협상”이라며 최종합의가 연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이달 중 추가 고위급회담이 중국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협상 마감시한인 3월1일 전에 합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합의하려면 아직 일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우뚝 섬)를 상징하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정조준했지만, 중국은 기술패권에서는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무역협상단으로부터 시 주석의 친서를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미중 관계가 매우 중요한 단계에 이르렀다’며 양측이 상호존중 속에 계속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은 이 메시지에서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회동해 미·중 관계 안정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점을 언급하면서 양국 경제팀이 최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상호 존중과 상생, 협력의 자세로 양측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조속히 해 미·중 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고 세계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촉진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류허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양국은 이번 협상 기간 무역, 기술 이전, 지재권 보호 등에 대한 건설적인 교류를 통해 중요한 진전을 이뤄 다음 단계 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면서 미·중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며 “미·중 경제 무역협상이 중대한 진전을 이뤘고 가능한 한 빨리 위대한 합의를 이루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월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미 부과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기존 10%에서 25%로 인상될 것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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