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줄어든 건설업계에 희소식
일각에선 대형건설사 단합 우려도 제기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건설사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셔터스톡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건설사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셔터스톡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건설사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으로 SOC사업 추진이 빨라지면 건설업계의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형건설사의 물량 나눠 갖기 등의 문제도 남아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29일 정부는 24조1000억원 규모 23개 가량의 각종 SOC(사회간접자본) 구축사업에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발표된 23개 사업이 오는 2029년까지 연차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며 향후 10년 간 연 평균 1조9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건설업계는 일감이 늘어나 반색하는 분위기다. 주택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방건설사는 물론 건설경기가 어려워 일감이 부족했던 대형건설사들이 SOC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SOC 예산은 2015년부터 급격하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6조1000억원 규모였던 SOC 예산은 2016년 23조7000억원, 2017년 22조1000억원, 2018년 19조원으로 줄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의 경착륙 가능성이 주택시장 부진으로 가시화하고 있지만 SOC 재정투자액이 증액 기조로 선회하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건설경기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건설수주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수립한 건설사들은 수주 목표액을 늘려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중대형 건설설사가 올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1조원 내외로 올해 수주 목표액을 하향 조정했으며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의 수주 목표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1조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의 담합 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 회장)는 “대형건설사들끼리 입찰과 가격 등을 특정 건설사로 밀어주는 방식으로 담합을 추진할 수 있다”며 “정부는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담합행위를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예타 기간을 단축했더라도 이후 환경평가 등의 행정절차가 남아있어 건설경기 부양 효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발주 물량이 늘면 자연스레 건설시장에는 훈풍이 불 것”이라며 “하지만 예타 면제 이후 기본계획 설립, 시공사 선정 등의 절차도 남아있기 때문에 실제 공사 착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감이 늘어난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SOC 예산 증액으로 건설경기 활성화까지 기대하기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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