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 세종연구소 실장 “북미 협상 초반부터 개입해야··· 한국 입장 설명하고 양측 합의 지원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3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입장한 뒤 자리에 앉아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31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광주시청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입장한 뒤 자리에 앉아 있다. /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달 말로 결정되면서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북미 협상 초반부터 개입해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양측 간 합의 도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북한에게는 양보를, 미국에게는 융통성 중심으로 설득해야한다고 했다.

홍 실장은 지난 1일 ‘김영철 방미와 스톡홀름 남·북·미 3자협의 평가’ 보고서에서 “북미 양측 지도자들이 상호 신뢰와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있지만 아직 실무회담에 가시적 큰 진전이 확인된 바 없다. 미국 내 전문가들과 언론 및 의회의 대북 불신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우려도 팽배해 회담 개최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며 “정부는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스톡홀름 남북미 3자협상에 참여해 북한 및 미국 측과 양자 및 3자회담을 진행하면서 북미간 중재 역할을 수행했듯이, 초반부터 북·미 협상에 개입해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양측 간 합의 도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지난해 5월처럼 북미 간 견해차가 커져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위기에 빠진다면 이를 돌파하기 위해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개최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홍 실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에게는 양보를, 미국에게는 융통성을 중심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과의 공식, 비공식 채널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북한에게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완전히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북한이 반 발짝 양보한다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가능하고 철도 및 도로 연결, 가스관 사업 등 대규모의 호혜적 경협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이에 우리 민족 전체가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미국 측 설득과 관련해 “국제 대북제재가 북한을 상당히 압박하고 있지만 조만간 굴복시킬 정도는 아니며 내년이면 미국도 대선이 다가와 북핵문제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며 “미국에게는 상응조치에 융통성을 보여 이번에 비핵화의 큰 진전을 이루자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냅백(Snap-back) 등 일단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북한이 비핵화에 불성실하게 나오면 다시 강화하는 탄력적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득해야 한다”며 “미 행정부가 북한에게 적극적 유인책을 구사하기 어렵다면 한국 정부와 민간이 경협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로 유도하겠다고 호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실장은 “동시에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이뤄질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이 남남갈등을 유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남북한 주민들 간 불신의 근원을 제거하고 우리의 독자적 대북제재의 동기를 치유해야 한다. 남북 간 경협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전에 빈틈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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