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6개월 전부터 전세물량 등장
전문가들 “동남권 대규모 물량 영향 받을 수 밖에 없어”

헬리오시티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자 강동 고덕지구 주택시장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천경환 기자
헬리오시티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자 강동 고덕지구 주택시장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천경환 기자

송파 헬리오시티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되자 강동 고덕지구 주택시장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고덕지구 일대에도 헬리오시티 수준의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고돼 있어 전세가격 하락의 불씨가 옮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가 올 하반기 분양 채비를 갖추고 있어 강동구 주택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대비 0.24% 하락하며 직전 주(-0.14%)보다 하락폭이 0.10%p 커졌다. 이는 지난해 10월(-0.01%) 하락세로 돌아선 뒤 14주 연속 하락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0.78%), 강동(-0.61%), 서초(-0.49%), 송파(-0.44%) 등 순으로 전셋값이 하락했다. 특히 송파구의 헬리오시티는 신규 입주 여파로 8억원 가까이 치솟았던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5억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에 헬리오시티 만큼 공급물량이 많은 강동구 고덕지구의 전셋값 하락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고덕지구 재건축 사업은 강동구 고덕동·명일동·상일동 일대에 있는 8개 단지를 약 2만가구의 신규 주거지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만 고덕지구에는 ‘래미안 명일 솔베뉴(1900가구)’,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고덕롯데캐슬 베네루체(1859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등 총 1만436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헬리오시티는 지난해 9510가구 규모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되면서 전셋값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 최대어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까지 올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어 고덕지구는 사면초가와 같은 신세가 됐다. 둔촌주공아파트는 최고 35층, 85개동,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짓는 재건축 사업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고덕지구 일대 아파트의 전셋값은 시간이 갈수록 하락폭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일동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1만가구 이상의 물량이 몰려있다 보니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며 “입주를 좀 늦추면 고덕그라시움 34평을 5억원 후반대로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덕그라시움(84㎡)의 전세 거래는 6억원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전용59㎡는 5억원 중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고덕아이파크 전용84㎡는 5억~6억원에 거래되고 있고 전용59㎡ 4억~4억5000만원에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보통 전세물량은 입주 3개월 전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올해 공급물량이 쏟아지다 보니 입주시기가 한참 남았는데도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의 전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가격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덕지구 일대가 동남권 대규모 공급의 영향을 크게 받아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대한부동산학회 회장)는 “동남권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고된 만큼 전세가격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며 “아울러 고덕지구는 강남3구의 전셋값이 오르면 함께 오르지만 입지가 강남3구보다 좋지 않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세물량이 빨리 등장하는 이유는 대출규제와 대규모 입주물량으로 인해 주택 소유자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입주 물량을 소화할 때 까지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덕 그라시움 공사현장 모습./사진=천경환 기자
고덕그라시움 공사현장 모습./사진=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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